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3주일 동안 꼴랑 이 한권의 책을 들고 참 오래도 버틴듯하다. 조금 바쁜듯 안바쁜듯 밖으로만 나다닌 탓에 책을 등한시 한 것도 없지않아 있지만, 그렇다고 책을 읽는시간동안에 몰입하기에도 참 힘겹고 어려웠던 것 또한 한 이유이다. 책의 재미를 떠나 요즘 내 정신세계가 자꾸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다보니 잡스럽고 복잡스러운 마음탓에 책을 눈으로 읽으면서도 활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몇번의 똑같은 문구를 계속 반복해 읽어나가기도 했으니까! 우선 이제서야 이 책을 끝낼수 있음에 홀가분한 마음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긴 시간을 잡아먹은탓에 이야기의 흐름이 뚝뚝 끊겨 긴장감이나 몰입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 긴 호흡을 유지한채 책 한권을 읽는다는건 어쩌면 책의 스토리를 한 편의 영화처럼 객관적으로 볼수있는 관점을 가질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긴 호흡이 아닌 토막토막 짧막짧막 나뉘어진 내 기억속에서 인물들의 모습이나 스토리를 연결해 나가자니 버겁기만 했다.

 

작년 초쯤일까? 우연히 책카페에서 입소문으로 잘 알려진 <밀레니엄> 시리즈, 구판으로 모두 이미 소장하고 있음에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해왔었는데, 이번에 웅진에서 새로이 재판을 하게되어, 그리고 새로 출간되 새로운 표지의 밀레니엄을 만나니 왠지 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사실 이번 기회에 3부작을 모두 읽으려했지만, 나의 계획과는 달리 결국 3주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꼴랑 1부의 1권을 겨우 마쳤으니, 말은 다한듯 .. 1부 2권을 모두 읽고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함에 우선 1권만 읽고 내 마음대로의 서평을 끄적여 볼까 한다.  한창 요즘 라디오에서도 , 미디어 매체 등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밀레니엄 광고를 들으면서 읽기 전에는 왠지 공포물+추리+스릴러를 조합한 꽤 긴장감을 주는 소설이 아닐까 어렴풋 짐작했지만, 1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 생각과는 다르게 약간의 건조함과, 더디게 진행되는 이야기들이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다른 독자들이 말했든 초반 100페이지까지는 정말 인내심이 필요한듯하다. 그러면서 100페이지 이후! 그렇다고 그 이후에도 책 읽는 속도가 나는것도 아니었다. 무언가 사건에 대한 어떠한 긴장감도 없이 loose하게 진행됨에 더딤에 더딤을 이어갔던 이유도 있었던듯..

 

이야기는 스웨덴의 살아있는 전설 방예르 그룹의 전 총수, 여든이 넘은 헨리크 방예르가  잡지사<밀레니엄>의 기자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에게 40년전 실종된 자신의 손녀의 사건을 조사하고 밝혀달라는 의뢰를 해온다. 그대신 무너져 가는 <밀레니엄>의 공동 사주가 되어주고 미카엘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해 궁지로 몰아 넣었던 사업가 한스에리크 베네르스트륌에게 복수할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한다 "나는 두 가지 일을 위해 자넬 고용하고 싶다고 말했었네. 난 자네가 방예르 가문의 연대기를 써주길 바라네. 간단히 말하자면 내 자서전이지. 그건 교회에서 낭독될수 있는 종류의 책은 아니겠지. 가족 간의 증오와 분쟁과 측량할수 없는 탐욕의 역사가 될 테니까 말이야. 이를 위해 내 일기와 내 모든 자료를 주겠네. 그러면 자네는 나의 가장 내밀한 생각에 접근할 수 있고, 거기서 발견하게 될 그 모든 똥 덩이 같은 것들을 아무 제한 없이 출판할수 있네. 이 책이 나오면 세익스피어조차도 너무 시시한 건전 도서가 되어버리겠지 (127쪽)" 자서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방예르가 사람들에게는 비밀리에 손녀의 실종(살인)사건을 미카엘에게 부탁한 헨리크, 여든이 넘은 나이라고는 하기에 참 현명하고 치밀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또다른 인물들,보안업체의 요원인 빼빼 마르고 피어싱을 하고 용문신을 한 왠지 차갑게만 느껴지는 해커 여전사 24세의 '리스베트 살란데르' 밀레니엄의 편집장 에리카 베르예르 등 그들이 얽히고 얽히는 듯한 관계들,과연 블롬크비스트와 살란데르는 어떻게 연관이 될지, 몹시 궁금해진다

 

이제 내가 왜 자네를 고용하려 하는지, 그 진정한 이유를 밝힐 때가 되었구먼. 내가 원하는 건 이걸세. 우리 가족 중 누가 하리에트 방예르를 죽였는지, 그리고 누가 이후 40년 가까이 나를 미치게 만들려고 집요하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자네가 밝혀주게!(135쪽) 헨리크가 이렇게 말하는데는 아마 손녀 하리에트가 실종된 뒤에도 매년 그의 생일때마다 압화가 도착한다는것. 그것은 하리에트가 실종되기전 그녀가 늘 그에게 생일 선물로 보내오던 것이였기 때문이다. 누군지도 모르고 단서도 없고, 지문도 없는 압화사건! 헨리크 본인으로서는 미칠듯한 답답함이였을 것!

 

밀레니엄 1부의 1권은 책속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와 그리고 방예르가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것 같다. 익숙치 않은 인명들과 캐릭터들에 적응하느라 꽤 더디게 읽히기도 했고, 이름이 성이 불리기도 이름이 불리기도 하는 통에 헛갈려 앞 페이지를 뒤적이기도 했고, 그들의 직업을 잠시 혼동하기도 하면서 1권은 그렇게 적응하기 위해 시간을 꽤 할애해 버린듯 하다. 정작 빠르게 읽히기 시작한건 2/3부분이 지나서 였던것 같다. 미카엘과 살란데르의 이야기가 번갈아 되며 진행되면서 슬슬 흥미로워 지기 시작했다. 왠지 꽤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살란데르! 이 책의 큰 사건은 40년전 실종된 손녀를 찾는 것 같지만 그 배경에는 꽤 많은 비밀들이 숨겨져 있는것 같다. 과연 하리에트 방예르를 죽인(헨리크는 누군가 살인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일까? 과연 그 사건이 마침표를 찍을수 있을지 2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단순히 추리소설로서만이 아닌 부폐한 정치, 경영, 그리고 도덕적 타락, 사회의식 등 많은 부분 공감할수 있어 또다른 재미와 깨우침을 주기도 한다. 1권의 읽는동안 약간의 지루함을 2권에서는 말끔히 해소 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독자들에게도 좋은 호평을, 그리고 찬사를 받은 책이였으니, 나 또한 그 기대와 설레임을 꼭 맛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2권을 완독하고 나면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평점이 조금은 더 후해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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