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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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의 어울리지 않는 이 느낌은 무엇인가? 박범신님의 책이 출간되었다. 그전 '은교'에 대한 입소문에 그리고 나 또한 지인의 선물로 이미 소장중이긴 하지만 아직 채 책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고스란히 책꽂이에 꽂혀있다. 책소개의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에 선뜻 호감이 가지도, 그리고 머리아픈 경제 이야기인가 싶어 별 관심없이 흘려보내려던 찰나 우연히 나의 손에 덥썩 잡힌 '비즈니스' 생각보다 두께감이 얇아 놀랬지만, 두꺼움으로 부담주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가볍게 읽어보기로 시작했다. 정말 언발런스한 이 조화는 무엇인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는 ㅁ 시. 말그대로 구시가지는 힘없도 돈없고 거의 삶에 쪼들려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한편 신시가지는 부유한 한마디로 돈많은 부유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고있다. 10년의 사법고시준비를 포기한 남편과 함께 구시가지로 내려와 아들 정우와 함께 살고있는 그녀는 아들을 위해, 일명 비즈니스를 한다. 한달에 채 100만원 안팍의 월급을 받는 남편의 돈으로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녀가 말하는 비즈니스란 무엇일까? 그리고 아들에게 더 좋은 학원, 더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해 어쩌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발버둥이였을까?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오욕이 가득한 화류항(花柳港)으로 나가는 어미들이 있는 유래없는 나라가 내 조국이고, 그 어미의 가죽 채찍질을 사랑으로 받아 들이며, 세습되는 '귀족'들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오직 약육강식의 정글 속을 헤쳐나가는 전사로 길러지는 아이들의 나라가 내 조국이었다.(137쪽)" 그녀는 한 가정의 부모이자 엄마로써 결국 옳지 못한 경계선을 넘는듯하다. 그리고 '타잔'이라 불리는 한 남자. 그 또한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물건이 아닌 신시가지 사람들의 물건들만 전문적으로 터는 도둑이였다. 그 또한 그만의 아픈 기억과 슬픔을 간직한 한 아이의 아버지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소설속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더 많은 배고픔, 굶주림에 목마른 사람들 뿐이였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 남는건 오로지 '돈'밖에 없는 것일까?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니 씁쓸함과 답답함이 밀려들어온다. 여전히 현실 지금의 사회에서도 분명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는 구분되어있다. 강남과 강북이 그렇듯! 나는 어느쪽에 속해있는걸까? 분명 구시가지도 신시가지도 아닌 애매모호한 중간쯤? 어쩌면 내 삶은 오히려 구시가지쪽에 속해있는게 아닐까? 늘 부족함에 또 목마름에 눈에 불을 켜고 지금의 현실에 내 삶에 하루하루 연연해야 하고 있으니까.  "남자의 인생은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맺어지느냐에 따라서 그 향방이 바뀌었고, 여자의 인생은 어떤 남자를 만냐느냐하는 데 따라 그 성패가 결판나는 세상이었다 (53쪽)" 나는 어떨까? 사랑 없이 , 조건만 보며 사람을 판단하는 요즘 세상에 티비 프로 또한 조건을 내세운 남자를 두고 여러 여자들이 배팅을 하듯이 그 사람의 온 몸을 투시경으로 보듯이, 물건을 사고 팔듯이 이제는 맹목적인 조건에 따라 한 사람이 물건값처럼 여겨지는 현실의 지금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기도, 그 티비속에 출현하는 출연진들 또한 모두가 기계덩어리같은 로봇들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 또한 나도 모르게 한 사람을 만나면 나 또한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나 또한 돈많은 부유층의 사람들을 보면 침 흘리며 넋놓고 티비속으로 빠져들듯 동경하듯 바라보는 속물이였으니까.

 

책속의 인물들 모두 다른 이야기로, 부유층이든 빈민층이든 각기 다른 삶을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타래처럼 모두 연을 맺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야 책 표지와 책 제목의 의미를 책을 덮흔후 알수있는듯 하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구시가지 사람들이 말하는 그들만의 각자의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어쩌면 이 또한 그들이 살아갈수 있는 돌파구 가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에, 모든 것들이 돈으로만 결정되고 판단되는 지금의 내 모습, 그리고 책 속의 인물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나 또한 텅빈 통장의 잔고에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어릴적 아무것도 모르던 , 자본주의에 찌들지 않았던 그때가 가끔 그립고 또 그리운건 아마 지금의 현실에 지쳐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모든 부담감과 불안감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듯 내 가슴을 짓누르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쯤 이런 답답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벗어날수있을까?괜시리 책을 읽고나니 마음속 무거움이 더욱 배가 되어 짓누르는듯하다. 나보다 더 힘들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늘 밝은 미소의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내 스스로를 채찍질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 욕구라는건 아무래도 사라지기 힘들듯 하다. 괜한 씁쓸한 미소만베어 나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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