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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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추리소설을 만나는것 같다. 에세이에 , 일반 소설에 치여 한동안 소원했었던 추리를 막상 읽으려하니, 다른 장르문학에 길들여진 내게 갑작스런 추리소설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끔은 무언가 스릴넘치는 추리소설 한편으로 몰입감을 느끼는 것도 좋을듯 하니, 영하 12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요즘, 으스스한 이 한 권의 책이 꽤 기대 되기 시작한다.

 

제목의 '리라장' 이라는게 무슨 뜻인지 조금은 의문스러웠던 찰라, 책의 첫부분부터 이 제목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라일락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원래 소유자였던 후지사와 간타로씨가 라일락꽃을 아껴서 그 꽃을 건물 주위에 그득히 심었기 때문이라고 한다...(중략). 라일락은 달리 리라 라고 부른다. 학생들이 이 기숙사를 '리라장' 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리라장이라는 짧은 이름이 젊은이들의 근대 감각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니라 (P.11) 라는 친절한 이야기의 시작한다. 이곳 숙소로 여름방학을 맞이한 7명의 학생들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갑작스런 적응하기 힘든 많은(?) 인물들의 설명과 이름들이  튀어나와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할 조짐도 보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가볍고, 쉬운 소설책만 읽다가 느닷없는 추리를 읽겠다고 이 책을 선택했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여러 정황, 그림설명 등이 첫 페이지부터 장식을 하니, 부담이 되기 시작하기도, 갑자기 활자들이 눈동자 앞에서만 맴맴 돌 뿐.

 

그래도 작가는 책을 읽는데 어렵지 않도록 이야기의 흐름에서 인물들을 표현하는데, 꽤 친절함을 보여준다. 아무튼 이렇게 시작한 이 소설의 이야기는 한명씩 살해 당하는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알수없는 미궁에 빠지게 되고, 그리고 늘 시체가 발견될때마다 옆에 놓여있는 스페이드 카드. 살인을 하는 방법도 모두 틀리고,왜 그들을 죽이는지 이유도 모른채, 막연히 일행들 사이에 있는 여러가지 트러블로 인한 사건들일까 하며 짐작만 할뿐. 어쩌면 너무 루즈하게 이야기가 흐르는듯 하면서도 자꾸만 책을 놓을수 없었던 것 또한,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아마 그것이 궁금해서 

 

읽는동안 참 조리있게, 정리정돈이 잘된듯한 느낌이 드는 추리소설이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이 계속 죽어 나가는데, 남은 인물들은 그곳에서 머물수 있는건지, 그리고 그들의 대화에서, 그들의 행동에서 태연함이라고 해아하나? 인물들의 약한 감정표현인 긴장, 불안, 흥분, 두려움은 내게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된듯하다. 영화로 제작되었다면 이렇게 무심한듯 인물들을 표현하지는 않았겠지.. 라는 생각도 함께!

 


다른분들이 그 정도로 충격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뭐라고 할까, 거무칙칙하고 탁한 공기가 실내 가득 퍼져가는 것만 같아서, 무심결에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빌었어요.... (P. 30)



그보다 이날을 시작으로 사건이 줄줄이 일어나니 , 당일 이야기는 최대한 상세히 서술할 필요가 있으리라. 훗산 되돌아보면 별것 아닌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에도 수수께끼를 풀기에 충분한 커다란 의미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P. 36)


역시 내겐 추리를 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한 두뇌를 가진것 같다.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뿐더러, 살인동기가 무엇인지 조차 감을 잡을수가 없으니, 나쁜 머리를 쥐어뜯으며, 내가 탐정인 마냥, 범인을 찾아내려는 것보다는 순리대로 읽는 것이 제일 좋은 생각인듯.  결국 이 계속되는 연쇄살인 사건을 형사들도 범인 추리에 실패하고 탐정의 도움을 받게된다. 그러면서 하나씩 그 증거와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지만, 결국 이 책을 덮으면서 그 범죄를 저지르는 동기도, 그리고 사람의 잔혹하고 잔인한, 무서운 또다른 면모를 보는 듯했다. 초반의 읽히지 않음으로 겉돔이 조금 길었지만, 중반으로 가면서 조금의 몰입이 생기며 인물들의 캐릭터가 조금은 나의 머릿속에도 인식되듯 각인되었다. 그리고 후반 마지막 페이지에 가까워 질수록 궁금증도 점점 커져 갔던건 사실, 하지만 모든 정황과 범인이 밝혀지면서 크게 동감할수 없음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사건 전개방식은 꽤 맘에 들었지만, 책을 덮고나니 무언가 조금 결말이 아쉽기도,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이유가 참, 조금은 아쉬웠던 그런 소설. 그래도 읽는내내 나에게 조금은 추리하는 즐거움을 주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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