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많은 호평과 베스트셀러라는 제목에 끌려, 나도 모르게 손에 들게된 책이였다. 책표지를 자세히 눈 앞에 가까이 들여다 보았다. 어두운 밤하늘에 가느다란 줄 하나를 연결해놓고 위태롭게 장대를 들고서 길을 건너고 있는 사람 하나가 작은 점처럼 불안하게 보인다. 이 책속에 과연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일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도, 살짝 들뜬 마음으로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기 시작했다.

 

1974년, 필리프 프티라는 프랑스인이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사이에 줄을 걸고 줄을 타기 시작한다. 지은이 칼럼매켄은 이 사건, 실제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기전에는 이런 위험천만한 행동을 한 '필리프 프티'라는 사람의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에 호기심을 잔뜩 갖고있었다. 하지만 책을 한장 한장 넘길수록 나의 생각과는 달리 예상외로 여러 사람이 등장하고, 정작 곡예사의 비중은 거의 찾아볼수 없었다. 문법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 듯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한것 같다.

 

책의 이야기는 성직자 코리건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자는 코리건이 아닌 그의 형이 관점에서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코리건을 중심으로 그의 주변의 인물들로 인해  줄줄이 연결되는 또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이어나간다. 여러사람들의 여러가지 그들만의 삶의 이야기들, 600페이지 가량되는 소설을 읽자니 버겁기도하고 , 생각만큼 페에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평소 많이 접해보지못한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라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이고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짐작조차 할수없음에 답답함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책의 중, 후반부로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무언가 아! 하며 조금씩 책 속 이야기들의 연관성을 하나씩 하나씩 엉켜버린 실타래속에서 해결점을 찾아가는 기분이였다. 각기 다른 삶속의 인물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슬픔, 기쁨, 희망, 용기는 부유를 떠나 모든사람이 느끼는 감정들이었다.

 

이 모든 일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름다움 이었다. 줄을 걷는다는 것은 신성한 기뿜이었다. 그가 그곳 하늘에 있었을때, 모든 것이 다시 쓰였다. 인간은 새로운 일을 해낼수 있다는 것, 평형을 유지하는 그 이상의 것을 해냈다는 것. 그는 잠시 그의 존재가 사라진 것처럼 느꼈다. 새로운 종류의 깨어남. (P 281)

 

곡예사 필리프 프티라는 대담한 모험을 하므로써 그것을 지켜보는 주변인들에게 비난보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것 같다. 작가 또한 그런 것을 독자들에게 얘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지금도 저자가 야기 하고자 하는 숨은 의미를 100% 모두 알지는 못했다. 언제 다시한번 차근차근 곱씹으며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책 제목처럼 이 거대한 지구를 돌리는건 어쩌면 우리 인간이 아닐까? 이 거대한 지구속에 모든 희노애락이 흡수되어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삶을 통해, 줄 위에 위태롭게 선 곡예사인 필리프 프티 , 한 사람의 도전에서 바라본게 아닐까 싶다.

 

나에게는 조금 어렵기도 , 조금은 더딘 속도로 읽힌 책이였지만, 칼럼 매켄의 표현력과 문체에 그만의 매력을 느낀것 같다. 큰 호평과 많은 상을 받은 책들이야말로 호불호가 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큰 호평만큼 제대로 소화를 잘 한다면 최고의 책이 아닐까 생각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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