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수업
아니샤 라카니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뉴옥 맨해튼의 사립학교 교사라는 직업이 그리 볼품없는 직업이었나?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이라 하면 아직도 우러러보고 손에 꼽힐 정도로 좋은 직업중 하나인데, 이 책을 읽다보니 맨해튼의 교사라는 직업은 부모도 말릴 정도로 반대하는 그런 직업이라니, 의아할 따름이다.

 

명문대를 졸업해 마음만 먹으면 더 좋은 조건에 더 좋은 월급을 받으며 일할수있는 애나, 그녀가 택한건 교사라는 직업이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훌륭한 교사가 되고픈 꿈을 안고 맨해튼의 명문 사립학교에 들어간다. 하지만 애나의 생각과는 전혀다른 현실의 세상,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인재가 되는것보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해결하려한다. 학생들 모두가 과외선생이 있을 정도이다.

 

그녀는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결국은 혼자서 모든 의식주를 부모님의 도움 없이 해결해야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허름한 아파트에서 터무니없이 적은 교사의 월급으로 집세를 걱정해야 했고,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그녀도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교사외의 또다른 직업(?)인 과외라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녀는 교사라는 직업외에 우연히 고액의 과외를 시작함으로써 들어오는 적지않은 수입에 점점 빠져들게 되고, 몇번의 과외가 오히려 교사의 월급보다는 훨씬 많았다. 그러면서 좀더 많은 과외학생들을 찾게되고 점점 교사라는 진정성을 잃어가는것 같았다.

 

그녀는 점점 그런 상류층의 삶속에 자신도 모르게 마약처럼 빠져들어갔다. 이런 그녀를 보고있자니, 사람의 욕심과 소유욕은 끝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란 끝없이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무언가를 더욱 더 많이 소유하길 원하고 더욱더 그 욕심을 채우려한다.

 

애나는 고액의 수입이 생기면서 모든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명품옷, 명품백, 고급저택등 호화로워지는 그녀의 생활을 보아오고 있자니, 이런게 왜 다 무슨 소용일까? 읽으면서도 , 왜 명품옷에 명품백에 명품이란 세계에 빠져 자신의 스스로의 여유로움과 자신의 삶이없는 타인의 삶에 맞춰진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는지..그런 자신을 포기하며 십수개의 과외로 일주일을 모두 소비하며, 돈을 벌려 하는건지 이해를 못했다. 오직 사람들의 '부러움'이란 시선을 받으며 자신을 과시하고 싶었던 건가? 오직 그 하나 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려고 하는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드니 머리가 지끈지끈 쑤셔온다.

 

돈많은 부모들은 과외선생님을 둠으로써, 그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는 커녕 자기 자식의 과제를 대신 해주는 용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정작 학교에선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과제를 조금이라도 내주면 학부모들의 질타를 받을 정도였다. 맨해튼의 사립학교에선 과제와 수업을 대충 하는(?) 그런 교사들이 오히려 학부모들에게 관대한 칭찬을 받았다.

 

학교 교사들 또한 그런 상류층의 부모들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듯, 방과후 과외를 함으로써 점점 자신의 사치스러움과 치장에만 정신없었던것 같다. 나에겐 아직 무심하기만 한 이야기이지만, 정말 미국이 상류층 부모들은 다 이럴까? 하는 궁금함도 든다, 지은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 하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도대체 돈이 뭐길래, 한 사람이 이렇게 180도 변할수 있는건지, 나 또한 만약 똑같은 상황이였다면 나도 그렇게 변해버렸을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유혹에서 헤어나오지 못할것 같기도 하다. 나 또한 그럴지도.

 

왠지 책을 다 읽고나니 머릿속이 '돈'이라는 단어 하나로 가득차버린듯하다. 우리 나라의 교육 현실또한 여러 문제가 많긴 하지만, 뉴욕의 맨해튼 상류층들만큼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왠지 나에겐 '신세계'의 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지긴 했지만,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나라 어디에서나 교육열풍은 참 진정성을 잃어가는것 같아 씁쓸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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