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여행처럼 - 지금 이곳에서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법
이지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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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을 보면서, 처음엔 여행을 갈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 집인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 다른 여행 에세이와는 다르게 흔한 사진하나 제대로 있지도 않고, 그냥 소제목 사이사이 조그마한 흑백 사진들이 전부였다. 사진보단 글이 모두 채워진 그런 에세이였던 것이다. 책 표지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책제목 '언제나 여행처럼' 위에 작은 글씨고 '지금 이곳에서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법' 이란 글귀가 적혀있다. 음, 아마 현재를, 그리고 오늘을 여행처럼 사는 법을 말하는 것인가?

 

저자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권태로워 회사를 그만두고 떠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십수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와, 정말 부럽다, 나도 아무것에도 얽메이지 않고 무작정 대담하게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이라 하면 내겐 아직 국내여행이 전부인, 그나마 아주 짬짬히 시간 맞는 친구들과 함께 했던 여행이 전부였었다. 하지만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처음에는 부러움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저자의 여행기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생명의 위험에 처했던 여러 상황과, 원시림 같은 곳에서 식인 더위와, 말라리아 등 육체적인 고통을 겪었던 경험담을 읽을때면 여행이 마냥 신나고 즐겁고 늘 자유로와 보이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마냥 찌든 일상을 탈피하고픈 마음에 여행을 갈망한다. 하지만 여행후에는 뭐가 달라지는걸까? 오히려 더욱 더 다시 또한번의 여행이 간절해 지는것 아닐까? 오히려 큰 후유증만 남을것이다.

 

나는 도시라는 공간의 상징적, 문화적 체계 안에서 살아왔다. 그 속에서 안정되게 살아 왔지만 그것이 지루하고 갑갑해질때, 상징체계가 사라진 드넓은 자연 속의 생명력을 원했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자유인 셈이다. 또한 그 자연속에서의 생활이 힘들어질때, 문화적, 상징적 체계로 둘러싸인 도시로 '컴백'할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또 자유로움을 느꼈다 (p123) 생각해보면 나 자신도 늘 반복되는 일상에 어쩌면 지루하고 권태로움을 느껴 여행의 간절함을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상 힘든 여행길이 된다면, 지금 현실의 편안함에 감사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처음에는 도대체 이 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저자가 말하고 싶은 마음은 무엇인지 왠지 잘 이해를 못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십수년의 여행기를 통해 늘 여행만이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기도 하며,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먹이에 따라 얼마든지 늘 여행하는 마음처럼 일상을 즐길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얘기해 주는것 같았다. 나 또한 늘 스트레스와 삶의 고달픔은 여행을 통해서만 해결할수 있다고 늘 남들과 별다를것 없는 생각을 해왔지만, 무조건 여행만이 내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여행을 다녀와도 다시 똑같은 일상은 반복되며 그 반복되는 일상속에 우리는 또 권태로운 삶과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낼 테니 말이다.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은 단지 '현재를 즐기는 것' 이 아니라, 현재에 몰입해 그 속에서 자신을 훨훨 불태우는 것이다. 현재가 고통이라면 그 고통 속에 몰입하여 거기서 희열을 찾아내는 것이 카르페 디엠이다(p51)이 말처럼 늘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이것 또한 멋진 일상의 여행이 아닐까?

 

이제는 일상을 즐기는 방법, 현재를 늘 설레이는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것 같다. 늘 불평많고, 투정 많았던 나의 지난 시간들이었지만, 어쩌면 이것 또한 다른 사람들에겐 배부른 투정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영화를 보거나, 가족들과 저녁을 함께 먹거나, 이 모든것이 '일상의 여행' 이니 말이다. 그런 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 더욱 즐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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