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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 비극
소포클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단국대학교출판부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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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희랍비극은 아무리 칼질을 해도 새살이 돋아오르는 싱싱한 생선같은 소재'라고 누군가 말했다는데 그리스 비극의 가치나 매력에 대해 무엇인가 더 말한들 이미 이야기되지 않은 것이 또 있을까. 다만 이 책의 매력은 기대하지 못했던, 그리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필요한 원전번역이라는 점 (출판된지 5년이 지나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심히 민망한 일이나 아직도 알라딘에 이 책의 리뷰가 없다는 것도 섭섭한 일이다), 그리고 가치에 비해 책 값이 싸다는 것, 시행의 번호가 매겨져 있고 충분치는 않으나 필요한 주석이 붙어 있다는 점 등이다.

이전에 나온 현암사 판의 그리스 비극은 문체가 읽기 쉽고 좀더 아름답다는 느낌이었지만 중역의 한계가 명백했다. 그에 비해 이 원전번역은 우리에게는 낯선 그리스 시대의 표현을 약간은 거친 문체로 보여 준다. 방대하고 까다로운 원전번역 작업을 쉬지 않는 역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희랍어는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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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동사의 세계
정성희 외 지음 / 명지출판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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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를 처음 배울 때 가장 고생하는 것은 격변화 문제이다. (물론 이것 뿐이라면 거짓말이겠지만) 격이 조금 익숙해지면 상상 외로 긴 단어들과 기기묘묘한 단어들의 어감차이, 그 중에서도 엄청난 동사의 양에 질리게 된다.

러시아 현지에서 어학 과외를 받아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유학생들은 동사의 구조를 분석하는 수업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어원과 접두사, 접미사로 단어를 분류해놓은 이찬승 단어집의 러시아판인듯 하다. 물론 러시아어의 특성에 맞춰져 있으며 동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장사같은 말투가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러시아어 교재 중 가장 괜찮은 책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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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할 길
M. 스콧 펙 지음, 신승철 옮김 / 열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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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독교 상담/심리학 서적의 C.S. Lewis 판이라고나 할까. 탁월한 문체와 냉철한 논리로 거침없이 '믿지 않는 믿음'을 파헤친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처럼 스캇 펙 역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와 인간 본성의 엔트로피인 원죄를 종교적인 차원이 아닌, 정신분석으로 파헤쳐 낸다.

이 책의 전반부를 얼핏보면 몇 가지 원칙 제시와 그에 따르는 사례가 나열된, 흔한 심리학 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제 4부 은총>에서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인다. 저자가 제시하는 훈련과 사랑의 치료법은 다른 책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러한 것을 실행할 '동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화중지병일 뿐이었다. 사랑과 훈련이란 인간 본성에 거스르는,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이므로.

저자는 냉혹할 정도로 철저하게 훈련의 대가가 엄청나며 그 종착역은 신의 경지임을 설명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러한 훈련을 실행하도록 사람을 이끌어주는 힘-은총을 제시한다. 동기와 목적, 실행방법과 그 원동력을 가혹할만큼 현실적으로 제시한, 현실적인 영향력을 가진, 보기드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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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꿈
깔데론 지음, 윤준식 옮김 / 예니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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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밖에서

-전공자인 역자의 풍부한 배경지식이 본문 앞에 배치되어 있고 문화, 역사적 배경을 고려한 꼼꼼한 주석이 이해를 돕는다. 역시 번역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들어갔을 공을 생각하니 선뜻 말하기가 어렵다.

-수익률이 낮은 종류의 책이어서인지... 필요이상의 띄어쓰기와 글자크기가 페이지 수 늘리기의 혐의를 짙게 풍긴다. 하드커버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한다면 빈정거림일까.

작품 안에서

-아직 우리에게 낯설지만 대단히 풍요로운(그렇게 기대되는) 스페인 바로크 세계를 열어주는 문인 듯. 그때, 그곳의 관습과 세계관에 철저히 기초한지라 약간 낯선 것이 사실이지만 1막만 넘기면 속도가 붙는다.

-인생과 연극, 삶의 창조, 허구와 실재의 문제에 대한 복잡한 장난이 가장 큰 특징으로 기억에 남는다. 흔히 (작가와) 동시대 화가 벨라스케즈의 <라스 메니나스>와의 구조적 유사성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메타적인 성격이 이 텍스트의 풍부한 연극성과 다양한 독해를 보장해 준다.

-<십이야> 식의 약간 억지쓴 해피엔딩. 그러나 작가의 관심은 '짝짓기'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좋은 메타 텍스트가 그러하듯이 각종 층위가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고 각 층위 사이의 긴장에서 발생하는 효과들이 작품 전체를 지탱하고 있다.

-결론: 보기 드물게 재미있었으며 국내 공연이 기대되는 희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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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 트라피스트 수도생활 ㅣ 분도소책 60
토마스 머튼 지음, 오무수 옮김 / 분도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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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너무 비싸다. 이 책은 본문이 60페이지가 채 안되는 말 그대로 소책자인데 가격은... 물론 책의 가치가 페이지 수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도 가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둘째, 방어적이다. 이것은 가치 판단이라기보다는 이 책의 성격에 대한 나의 의견이다.
이 책은 어느 수도원의 수도 생활을 일반에 설명하고 수도 생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해 저술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수도생활에 대해 주로 부정적인 한정어를 사용하여
'보통 생각하듯이 이러한 것이 아니다... ' 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무래도 일반의
오해에 많이 접해보았으며 이러한 오해와 의문에 대답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인 듯 하다.

셋째, 그러므로 수도 생활에 대하여 전제가 되는 지식-수도란 무엇이며 왜 어떤 이들이 이러한 생활에 자발적으로 평생을 바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동의가 없는 이들에게 이 책은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특정 수도회에 관심이 있거나 수도 생활 자체에 대한 지식, 자신의 남은 삶으로서의 수도 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이 있는 소수의 독자들에게 지엽적인 도움으로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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