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꿈
깔데론 지음, 윤준식 옮김 / 예니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작품 밖에서

-전공자인 역자의 풍부한 배경지식이 본문 앞에 배치되어 있고 문화, 역사적 배경을 고려한 꼼꼼한 주석이 이해를 돕는다. 역시 번역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들어갔을 공을 생각하니 선뜻 말하기가 어렵다.

-수익률이 낮은 종류의 책이어서인지... 필요이상의 띄어쓰기와 글자크기가 페이지 수 늘리기의 혐의를 짙게 풍긴다. 하드커버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한다면 빈정거림일까.

작품 안에서

-아직 우리에게 낯설지만 대단히 풍요로운(그렇게 기대되는) 스페인 바로크 세계를 열어주는 문인 듯. 그때, 그곳의 관습과 세계관에 철저히 기초한지라 약간 낯선 것이 사실이지만 1막만 넘기면 속도가 붙는다.

-인생과 연극, 삶의 창조, 허구와 실재의 문제에 대한 복잡한 장난이 가장 큰 특징으로 기억에 남는다. 흔히 (작가와) 동시대 화가 벨라스케즈의 <라스 메니나스>와의 구조적 유사성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메타적인 성격이 이 텍스트의 풍부한 연극성과 다양한 독해를 보장해 준다.

-<십이야> 식의 약간 억지쓴 해피엔딩. 그러나 작가의 관심은 '짝짓기'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좋은 메타 텍스트가 그러하듯이 각종 층위가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고 각 층위 사이의 긴장에서 발생하는 효과들이 작품 전체를 지탱하고 있다.

-결론: 보기 드물게 재미있었으며 국내 공연이 기대되는 희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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