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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ㅣ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평점 :
여우가 잠든 숲.
2권짜리 책.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넬레 노이하우스 작품.
나는 처음 접하는 작가.
전작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워낙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았지만 작가 이름을 알 정도니 여왕은 여왕인 것으로 인정.
썩어도 준치라고 하지 않던가.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작가니 재미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
의심의 여지 없이 재미있다.
빈틈이 없다.
촘촘한 그물로 옴짝달싹 못하게 옭아매는 기분이다.
'타우누스' 라는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캠핑장에 불이 났는데 초반 범인을 찾는 과정이 더디다는 느낌이다.
지나가는 동네 사람 이야기까지 하나하나 - 뭐 이리 구구절절 하냐 싶다.
이 때!!!!!
대강 읽고 넘기면 골치아파진다.
동네 사람 전부가 주요 인물로 출연한다. 우하하하.
깜짝 놀랐음.
생소한 독일 이름이 한가득, 42년 전 사건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현재 인물과 과거 인물이 뒤죽박죽 섞여 어마어마한 판이 펼쳐진다.
작은 동네 이야기라지만 그 작은 동네가 결국은 우주였다.
42년 전, 여우가 잠든 숲엔 소년도 함께 잠들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덮어두었던 과거.
잊혀졌던 옛 일이 캠핑장의 불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가족처럼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의 폐쇄성과 친절을 가장한 배타적인 그들의 태도가 만들어낸 비극도 드러난다.
42년 전 사건과 현재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함께 풀어가야 하므로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여우가 잠든 숲에서 벌어진 그 사건은 팽팽한 긴장감 위에 슬픔을 얹는다.
인간의 잔인함, 성악설이 맞단 말인가?
뛰어난 가독성을 자랑하지만 속도감이 아니라 치밀한 구성으로 꼼짝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
책 표지도 제목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우가 잠든 숲.
나는 다 읽고나니 슬프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