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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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깔끔한 책을 보았나.

군더더기 없는 제목, 마케팅이다.

오로지 마케팅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자신감일까?


제목만 간단명료한 것이 아니다.

내용도 짧고 간략하게, 문장은 더더욱 짧고 강렬하다.



 

마케팅 관련 서적이 짧고 강렬한 문장으로 쓰였다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것이라 예상하기 쉽지만.

전혀 아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영적인(?) 마케팅 전략의 등장.

이것은 마케팅계의 * * 스님이 썼다고 해야 할 지경.


책 소개를 보면 저자 세스 고딘을 "마케팅 구루" 라고 칭한다.

설마 내가 아는 그 "구루"는 아니겠지 싶었으나 몇 장 넘기자마자"구루"가 맞다는 걸 확인한다.

신성한 교육자나 영적인 스승을 일컫는 말, 구루.

마케팅을,

물건을 많이 팔아먹는(?) 방법으로 보지 말고 내 마음을 다해 상대방 마음을 움직이는 식으로 접근하라 가르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르지 말고 본질을 보고 마케팅의 대상이 되는 그들을 섬기라고 한다.


구루에 이어 종교적 언어로 탈바꿈한 것처럼 느껴지는 "섬기다"로 도배된, 마케팅이다.

상상한 적도 없는 새로운 접근방식에 놀라고 당황해서 입장정리 불가능 상태.


마케팅의 본질이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맞는데,

사람 마음을 알고 어루만지고 섬김의 자세로 대하라는 말이 왜 이리 생소하게 다가서는지 모르겠다.

내가 철저한 자본주의형 인간이 되었나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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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자에게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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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오묘한 "나의 살인자에게".

자극적인 띠지 "내 오빠는 연쇄살인범" 이라는 말에 소설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겪은 일을 쓴 수기다.

표지를 장식하는 사진도 책을 쓴 그녀와 '나의 살인자'라 불린 오빠.

JUDAS 는 성경에 등장하는 유다.

그녀는 오빠를 고발하는 증언을 하는 스스로가 유다처럼 밀고자나 배신자가 아닌가 내내 고민했던 것.


읽는 내내 오묘하다..... 는 단어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1.

분명히 저자가 겪은 일인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싶어, 공감보단 소설처럼 한 발짝 떨어져서 보게 된다.

아빠가 이유도 없는 폭력을 휘둘러 밤마다 공포에 떨며 지내야 했던 어린 시절까진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오빠의 하이네켄(우리가 아는 맥주 하이네켄 맞다) 납치 사건부터 스케일이 달라진다.

저자의 오빠는 시시껄렁한 동네 불량배 수준이 아니었던 것.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변호사가 되어 남매가 모두 예사롭지 않음을 선사한다.


2.

전문 작가가 쓴 것이 아니다보니 구체적 정황 설명이나 묘사가 없이 사건 중심으로 나열되어 엄청난 속도로 읽힌다.

남의 불행 이야기를 이렇게 편하고 흥미롭게(?) 읽어도 되나 미안할 지경.

책에 빠져서 몰입하게 되면 마음 한켠이 찔리고 죄스런 감정이 생기는 오묘한 경험을 하고야 만다.

이거 재미가 있다고 할 수도 없고 가독성이 좋다고 할 수도 없고, 사람 참 난처하게 만든다. ㅡㅡ;;


3.

매제를 시작으로 수많은 살인을 교사하고 돈을 갈취해서 감옥을 들락거리는 오빠.

동생이 변호사임울 이용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받고,

그런 오빠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해 쉰 살이 넘도록 범죄자 오빠와 함께하는 그녀.

결국 오빠가 종신형을 선고받도록 증언하지만 오빠에 대한 사랑이 감춰지지 않는다.

가족은 가족인 걸까?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게 만드는 애틋한 남매의 추억때문일까?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오묘함 한가득.

재미가 있다, 교훈이 있다, 감동이 있다는 식의 추천이 민망한데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인 덕분에 여러가지로 오묘했던 책, 나의 살인자에게. 

감옥에서도 살인을 교사할 수 있는 그를 피해 직장을 버리고 숨어사는 그녀.

방탄조끼를 챙겨 입어야 하는 상황이 수시로 생김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용기를 냈음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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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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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가진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에서 비롯된 말.

스마트폰 없인 살 수 없는 인류를 나타내는 포노 사피엔스.

제목이 주는 뉘앙스 덕분에 인류학으로 접근하는 무겁고 어려운(?) 책이겠거니 짐작한다.


책 소개를 꼼꼼하게 읽고 책을 보는 경우가 드물어서 대개의 경우 내 짐작은 빗나간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빗나간, 포노 사피엔스.


전혀 무겁지 않고 어렵지 않다.

흡사 자기계발서같은 전개는 저자 최재붕을 검색하게 만들 지경.


 

우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글은 정보가 많다.

굳이 내가 이것까지 알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전문적인 정보를 주거나

수많은 사례를 예로 들어 주장을 뒷받침하고,

반대 주장을 반박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정신을 쏙 빼곤 한다.

그러나 포노 사피엔스는 저자의 주장을 단순화시킨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은행 업무 비율이,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건 그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배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포노 사피엔스가 가능하도록 만든 세대인데 그걸 몰라서 안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스마트폰으로 인한 득과 실을 따지면서 부작용을 더 많이 보고 걱정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IT 기술을 자랑하는 반도체 최강국이 오히려 다양한 규제를 만들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세계는 포노 사피엔스가 주도하는데 우리만 멈칫댄다며 근대화가 이뤄지던 역사까지 소환해 우리를 설득한다.

설득의 과정이, 저자의 지식과 수많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에 치우친 경향이 있어 어렵지 않은 것.


아마존, 에어비앤비, 방탄소년단의 팬덤, 유투브, 페이스북, 위챗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이 어떻게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가를 말할 땐 우리 나라에서 펼쳐지는 정치논리나 기업정신, 노동 문제까지 총동원 - 사회 전반의 영역을 총망라한다.

이럴 땐 저자의 주장이 펼쳐지니 영락없는 논설문. 

4차 산업혁명 시대, 포노 사피엔스를 대상으로 성장한 기업 얘기가 끊임없이 나올 땐 경제경영서가 확실하다.

인류학적 접근이겠거니 짐작했던 내가 한심해지는 순간. ㅡㅡ;;


저자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행간을 통해 은밀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드러난다.

이런 경우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니 미리 맘의 준비를 하고 읽기를 권하는, 포노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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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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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가 쓴 에세이.

싱글벙글쇼, 심심타파,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 등을 집필했다고 하니 한 번에 감이 온다.

감각적이고 위트있겠구나!!!!!


 

이제 너는 노땡큐라며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으니 무례한 당신을 삭제하겠다는 그녀.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고 라디오 작가를 오래도록 하고 있다니 당차고 씩씩한 사람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노노~

세탁소 주인의 돌변하는 태도에 움찔해서 언제 옷을 찾으러 가야 되나 묻지 못하고,

뜬금없이 연락해 돈 빌려달라는 친구에게 화가 났지만 돈이 없어(?) 미안하다 답하는 사람.

억울하고 불쾌하지만 내색하지 못하는 내가 책 안에 살아 움직인다.

그녀의 웃픈 상황에 절대공감하는 내가 더 우스운 독서 시간. ㅋ


마냥 시트콤같은 일들만 벌어지겠는가.

하는 수 없다는 아버지의 달관과 체념의 철학은 가슴이 무너지고,

결혼할 남자는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어봐야 한다는 주장엔 고개가 끄덕여진다.

'젊어서 좋겠다' 는 말이나 '나 나이 들었나 봐' 라는 말로 숨으려는 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택시기사 아저씨께 똑 부러지게 말할 땐 '이 사람 나같이 완전 맹탕은 아니구나' 싶어서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무거운 주제로 깊은 사색을 요하지 않는 수준.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거기까지.


책 구성이 정말 아기자기하다.

챕터 시작할 때 제목과, 끝날 때 질문 형태로 삭제와 저장을 묻는 형식, 책 페이지 숫자 옆에 충전되는 것까지

구석구석 신경쓰지 않은 부분이 없고 오타도 없어서 괜시리 기분 좋았던, 이제 너는 노땡큐.


라디오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에 익숙한 저자의 직업병때문인지

교훈과 주제를 연결시키는 건 내 스똬일 아니었음.

예를 들면(이건 책 내용이 아니고 정말 내가 예를 든 것),

오늘 여우비가 내렸는데 비가 그치고 내리 쬐는 햇빛을 받으니 너무 좋더라.

비바람이 몰아쳐도 해가 뜨듯 우리 인생도 시련 뒤엔 화창한 날이 오는 법이다........... 라는 이딴 거. ㅋㅋㅋㅋㅋ

내 스똬일은 아니었으나 읽으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서 재미있더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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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돈관리다 - '구멍'은 막고,'돈맥'은 뚫는 알짜 장사회계
후루야 사토시 지음, 김소영 옮김, 다나카 야스히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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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포자(수학포기자)였다.

숫자라면 우선 거부, 머리 쓰고 생각하는 거 질색.

학창시절에야 수학을 포기했다지만 성인이 되어선 세금을 포기했다. ㅡㅡ;;

세금만 포기했을까, 회계라는 건 관심조차 없었다.

그 관심조차 없던 분야 회계를 다룬, 장사는돈 관리다.



네이버 어학사전에 따르면 "회계"는 다음과 같이 정의내릴 수 있다.

1. 나가고 들어오는 돈을 따져서 셈을 함.
2. 빚이나 물건값, 월급 따위를 치러 줌.
3. 개인이나 기업 따위의 경제 활동 상황을 일정한 계산 방법으로 기록하고 정보화함.


역시 말로 하면 뭐든 다 쉬워보인다. ㅡㅡ;;


책에는 동네 꽃집 사장이 등장한다.

처음 시작하는 꽃집, 잘 하고픈 마음에 인터넷 쇼핑몰까지 진입하는 성실함과 열정.

열심으로 뛰어드는데 안되는 일이란 없듯, 꽃가게 매출은 치솟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남는 돈이 없는 느낌적 느낌.

매출은 많은데 현금이 없는 기이한 현상.

자영업자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저축한 돈도, 현금도 없는 우리네 가계 사정과 비슷해 씁쓸하구나. ㅠㅠ


결국 꽃집 사장은 세무사가 아니라 회계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장사는 돈 관리다"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

중요한 것은 매출이 아니라 이익을 남기는 일.

무작정 많이 팔면 많이 남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기대심리를 바탕으로 무턱대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가격을 정할 때부터 비용과 경비를 따져야 하는 것이었다.

꽃집 사장이 배운 "한계이익률" 계산을 통해 생겨난 수익창출은 마법같은 일이었다.


읽을 땐 무리없이 쉽게 읽었다.

나처럼 회계 완전 무식자도 겁먹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

돌아서니 하나도 모르겠는 것도 사실이지만, 첫 술에 배부르려는 욕심은 없으니 다행. ㅎㅎㅎ


노년을 준비하며 어쩜 우리도 자영업의 세상에 뛰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관심갖고 읽었던, 장사는 돈 관리다.

큰 맘 먹고 이쪽 분야를 좀 더 봐야하나...... 고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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