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지혜를 가진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에서 비롯된 말.
스마트폰 없인 살 수 없는 인류를 나타내는 포노 사피엔스.
제목이 주는 뉘앙스 덕분에 인류학으로 접근하는 무겁고 어려운(?) 책이겠거니 짐작한다.
책 소개를 꼼꼼하게 읽고 책을 보는 경우가 드물어서 대개의 경우 내 짐작은 빗나간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빗나간, 포노 사피엔스.
전혀 무겁지 않고 어렵지 않다.
흡사 자기계발서같은 전개는 저자 최재붕을 검색하게 만들 지경.
우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글은 정보가 많다.
굳이 내가 이것까지 알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전문적인 정보를 주거나
수많은 사례를 예로 들어 주장을 뒷받침하고,
반대 주장을 반박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정신을 쏙 빼곤 한다.
그러나 포노 사피엔스는 저자의 주장을 단순화시킨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은행 업무 비율이,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건 그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배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포노 사피엔스가 가능하도록 만든 세대인데 그걸 몰라서 안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스마트폰으로 인한 득과 실을 따지면서 부작용을 더 많이 보고 걱정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IT 기술을 자랑하는 반도체 최강국이 오히려 다양한 규제를 만들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세계는 포노 사피엔스가 주도하는데 우리만 멈칫댄다며 근대화가 이뤄지던 역사까지 소환해 우리를 설득한다.
설득의 과정이, 저자의 지식과 수많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에 치우친 경향이 있어 어렵지 않은 것.
아마존, 에어비앤비, 방탄소년단의 팬덤, 유투브, 페이스북, 위챗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이 어떻게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가를 말할 땐 우리 나라에서 펼쳐지는 정치논리나 기업정신, 노동 문제까지 총동원 - 사회 전반의 영역을 총망라한다.
이럴 땐 저자의 주장이 펼쳐지니 영락없는 논설문.
4차 산업혁명 시대, 포노 사피엔스를 대상으로 성장한 기업 얘기가 끊임없이 나올 땐 경제경영서가 확실하다.
인류학적 접근이겠거니 짐작했던 내가 한심해지는 순간. ㅡㅡ;;
저자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행간을 통해 은밀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드러난다.
이런 경우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니 미리 맘의 준비를 하고 읽기를 권하는, 포노 사피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