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
"모든 배우자는 결혼 생활을 하다가 어떤 시점에선 서로에게 낯선 존재가 돼." 델이 말했다. "인간은 모두 진화 과정에 있지만 전부가 같은 속도로 변화하지는 않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사실은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걸 깨닫지 못해서 이혼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델은 양손을 넓게 펼쳐 보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하, 너희 두 사람? 두사람이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아갈 시간이나 있었을까?"
p19
착하게 사는 데 질릴 대로 질린 여자만큼 세상에 강한 건 없다.
할머니 그랜그랜이 수년에 걸쳐 심어주었던 민간의 지혜 중에서 세아 스콧은 적어도 이 한가지만은 진실이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젠장, 1톤이나 나가는 이 망치를 네 번이나 휘둘렀지만 벽에 작은 흠 몇 개만 생기고 등은 엄청 아파왔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어림없지, 세아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집에서 3년을 사는 동안 그녀는 내내 이 벽을 부수는 상상을 했다.
p21
눈물 따윈 소용없다. 후회해봤자 새 출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유일한 길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고, 그러기 위해선 뭔가를 휘둘러야만 한다.
정답은 휘두르는 것이다.
p51
... "우린 도통 여자들 속은 모르겠고, 짜증 난다고, 진짜 원하는 게 대체 뭐냐고 불평이나 늘어놓잖아. 우리가 관계를 망치는 건 그걸 알아내는 게 너무 어려운 거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켜서야. 근데 진짜 문제는 바로 우리야. 우리 남자는 감정을 느끼고 울고 속내를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남녀 관계에서 그런 감정 노동은 전부 여자들이 해주길 바라지. 그러면서 그녀들이 우릴 포기해버리면 대체 문제가 뭐냐고 혼란스러워해."
....'보아하니 그냥 이렇게 나타나면 내가 웃으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해줄 거라고 생각했나 본데. 난 지난 3년간 그렇게 했어, 개빈. 이젠 끝이야."
......
"로맨스 소설은 원래 여자들이 여자들을 위해서 쓰는 거야. 때문에 거기엔 온통 여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길 바라는지, 삶과 관계에서 어떤 걸 원하는지에 관한 것들 천지야. 우리가 이걸 읽는 건 우리 자신을 좀 더 편하게 표현하고 여자들의 관점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야."
p79
..."개빈, 모든 여자는 유혹당하는 걸 좋아해. 다만 그 유혹의 종류가 다를 뿐이야. 어떤 여자들은 질척한 농담을 좋아하고, 어떤 여자들은 예의 바르게 접근하는 걸 좋아하고 조용히 다정하게 대해주는 걸 좋아하는 여자들도 있어."
p101
...게다가 아이가 아이답게 행동하고 아이만의 방식으로 혼란스러움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벌줄 생각은 없었다. 어른들은 가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곤 한다.
p139
..."언제 어디가 됐든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이 합쳐 이루어진 존재야. 그래서 어떤 일에 대한 반응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로맨스 소설에서도 그렇잖아. 책이 시작되기 전에 주인공이 겪었던 일이 결국은 책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하지."
"근데 우린 지금 내 진짜 삶을 얘기하는 거잖아. 책이 아니라."
"똑같은 원리야."맬컴이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설에 공감하는 거야. 만고불변의 진리를 말해주니까."
p415
..."안에서 뭐가 기어 나올지 마음의 준비를 하기 전에는 통나무를 걷어차지 마라."
...삶에 대한 철학을 세아는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핵심은 못생기고 징그러운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그걸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