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
차곡차곡 책을 읽어왔다. 그 책들이 내 안에 쌓여 어느 순간 내게 변화를 요구했다. 진정 네가 원하는 삶이 맞느냐고.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느냐고, 부를 좇는 삶이라면 그 끝은 어디이고 권력을 좇는 삶이라면 그 역시 그 끝은 어디냐고. 나는 가족과 책과 술과 고양이만 있으면 되는데 부를 좋을수록 진정 소중한 것들은 뒤로 밀린 채 부의 수단만 앞장을 서고 있었다. 난 부에 끌려가는 삶이 아닌 나만의 부를 찾아가기로 했다. 자본주의적 삶에 빠져 영혼과 뼈까지 갈아 넣어 산 신도시 아파트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지만 당연하게 집을 위해 모든 걸 맞춰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 시원하게 팔아치웠다. 예쁜 집은 내 발목만 잡고 있었을 뿐 영원히 내 것일 수도, 내가 집이 될 수도 없었다....
p34
...한 명, 한 명이 모여서 열 명이 되고 열 명이 모여서 백 명이 되는 것인데, 고작 한 명이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열 명이 될 일도, 백 명이 될 일도 꿈조차 꿀 수 없게 된다. 음식을 먹으며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처음부터 동물의 고통을 느끼지 않고 앞으로도 느낄 일이 없다면 그것만큼 마냥 행복할 일이 없을 듯싶지만, 난 이미 현실을 듣고, 보고, 알게 되었기에 지금 외면해버리면 나 스스로에게 너무나 부끄럽다. 세상 살면서 해왔떤 부끄러운 일이 한둘이 아닐 테지만 스스로에게라도 부끄럽지 않게 먹고, 살고 싶다....
p44
완벽한 엄마가 아니면 어때? 지금 당장 내 일을 하지 못하면 어때? 그까짓 돈 좀 못 벌면 어때? 내가 부족해서 못 하는 게 아니잖아. 내 탓이 아니잖아. 이 모든 걸 실현하는 게 불가능한 나라에서 살고 있잖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잖아.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발버둥 칠 필요 없어. 나는 잘하고 있어. 충분히 잘하고 있어. 지금 이대로 괜찮아.
- 김슬기<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p107
몸만 다치지 않으면 해결 못할 일은 세상에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제야 깨달았다. 삶이란 그렇게 영원히 실수와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는 것이고, 삶의 어느 순간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날은 오지 않는다는 것도. - 박혜윤<오히려 최첨단 가족>
p111
...내가 원하는 날이라면 내가 챙기면 되는 것이었다. 그걸 꼭 남편의 손을 통해 내 생각대로 잘 행동하는지 감시하듯 지켜볼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얘기를 하고 의견이 맞지 않다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p127
'내가 식물이 아니고 동물인데, 왜 뿌리를 내리려고 했을까? 내가 사는 동안은 내가 사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고 그게 아니라면 어디로든 갈 것이다. 그러려면 아름다운 집이 짐이 된다.'
- 박혜윤<숲속의 자본주의자>
p138
나만의 독서법. 읽고 느끼고 실행하기
어릴 때부터 책보는 걸 즐겨 했다.....나에게 탈출구는 딱하나, 책읽기였다....
성인이 된 후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좋은 책을 만날 때면 내가 꼭 해보는 습관이 있다. 책에서 감명받은 부분을 은근히 아무도 모르게 내 삶에 반영시켜보는 것이다. 소소하게 작은 부분부터 큰 결심까지 책에서 얻는 지식이나 감정을 삶에 반영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되어가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든다....이처럼 책은 언제나 나를 움직이게 도와주었다.
p141
...타인의 시선이나 부모님의 의견으로 인해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더 이상 미루고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은 언젠가 이뤄야 하는 꿈이 아니기에 현재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진짜 삶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p142
"물질주의가 나쁜 게 아닙니다. 돈을 모으고 부를 늘리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 또한 좋은 삶입니다. 지금의 저에겐 그 의미와 필요가 없어진 것일 뿐입니다. 그 순간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입니다. 물질주의를 부러워하든 아니든 모두 남들의 평가일 뿐입니다. 나만의 삶을 찾아갈 용기를 찾는 게 중요해요. 진짜 나만이 그걸 알 수 있습니다.'
p143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어떤 삶을 살든 100% 만족하는 선택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가끔 길을 잃을 때 지금처럼 모든 순간에 책을 곁에 둔다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리고 행동에 옮긴다. 지금 삶이 불안하다면 잠시 걱정을 멈추고 책을 읽고 느끼자. 그 안에서 깨달은 바를 작게나마 실행해 보는 것도 좋다. 계속해서 변화할 나와 우리의 삶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