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7
물론 어느 엄마도 아이에게 '진짜 넌 못된 애야'하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엄마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아이들은 '감정의 골'을 건넌다. 엄마 말이 부당하게 생각되고 기분이 나빠서 그 불쾌함을 행동으로 표현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아이는 엄마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봇난이'라는 생각을 마음 속에 담아둔다. 온순한 아이들은 오히려 더욱 반항하며 부모 말을 안 들을 수 있다.
비단 부모의 평가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에 대한 친척, 선생님, 친구들의 평가를 근거로 스스로를 평가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이미지를 만든다.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자기 믿음과 이미지를 쌓아가며 어른이 되는 것이다.
누구든지 아이가 스스로에 대해 '강하고 능력 있고 중요하고 무한한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도 잠재의식 저편에는 우울한 생각과 부정적인 자기 평가가 있다. 시간과 함께 잊혀지길 바라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고 툭툭 반갑지 않은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p88
사실은,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다. 알면서도 엄마가 자신을 혼내고 꾸짖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려는 본능이 생겨 엄마 말을 '방어적인 자세'로 맞받아친다....엄마가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이상, 부모 말을 듣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p95
"중요한 것은 엄마가 아이에게 '너, 나한테 왜 이러니!'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너한테 무슨 문제가 있구나. 엄마가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라고 생각을 전환해보세요."
p103
자의든 타의든 사람들은 누구나 거짓된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며, 이 때문에 허전하고 고통스럽고 만족스럽지 못한 심정으로 살아간다. 그렇게 30년, 40년, 수십 년을 살다보니 이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절로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그 형태에 맞게 스스로를 재단할 줄 알게 된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이렇게 살아왔는데,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는 일이 쉽겠는가? 절대 쉬울 리 없다.
p127
...'감정의 골'이 더욱 벌어져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평소의 원칙과 기준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다.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면 그 다음부터는 부모의 영향력이 저절로 발휘되기 마련이다.
p162
제니퍼는 아이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부모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는 아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 아이의 행복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p199
<'자각'의 범주와 형태>
부모 자신의 신체 및 정신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
아이의 반응을 의식하는 것
나의 생각에 얼마나 얽매여 있는지 아는 것
자신과 다른 아이의 사고 흐름과 관심사를 이해하는 것
아이에 대한 걱정이 과대망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화가 나서 최고조에 달해도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것
아무리 열 받아도 아이의 행동 뒤에 숨겨진 감정을 읽는 것
p206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권위가 있다. 강압적이고 딱딱한 권위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부모를 존경하게 된다는 말이다. 아이에게 존경받기 위해서 부모는 아이를 적절하게 풀었다 조일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잘못에 따끔히 야단을 치면서도 관대함을 잃지 않아야 하며, 아무리 열 받아도 아이 앞에서는 절대 이성이 무너진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부모의 권위는 감정적으로 치닫기 쉬운 순간에 발휘되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에서 찾아지기 때문이다.
p207
우선, 숨고르기 운동을 하면서 격앙된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다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방금 전 아이의 행동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내가 아이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나?''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화'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화가 나면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자신의 반응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자신에게 이야기해봐야 한다. 아이가 겁을 먹었는지, 화를 냈는지, 부모 말에 반항했는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대화는 당연히 긍정적인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혹시, 의도와 달리 생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며, 다시 숨쉬기 운동에 의식을 집중하라. 그러면 머리가 맑아진다.
p231
...부모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어도,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건전하고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잇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진짜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아이를 통해 자신의 단점은 물론 가장 감추고 싶은 기억과 욕망을 깨닫게 되고, 희노애락을 맛보게 되면서 '진짜 인생'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p241
늘 조심하고 자신을 살펴 화내지 않는 좋은 부모로 거듭나 보자. 아이와 부모 모두를 위한 길을 찾기 위해서는 힘이 들고 실패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오래된 버릇이 쉽게 사라지리라 기대하지 않기 바란다. 가장 깊고 진실한 '나'를 발견하고, 좋은 부모로 살아가기 위해서 양파 껍질을 벗기듯 '욕심'을 하나씩 벗겨나가야 한다. 그리고 아이와의 유대를 끈끈히 하라. 부모자식 간에 맺어진 진실하고 깊은 유대 관계는 아이의 기억 속에 남아 아이의 일생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