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14
...옛날은 힘이 세고 나쁘더라도 그립다....
p060
..."생은 수없이 많은 모멸감과 열패감을 선사할 것이지만 그 와중에 아주 가끔 또 영원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할 것이지만 그 와중에 아주 가끔 또 영원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할 것이고 또 아주 가끔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할 것이다"....
p133
"나빴던 것들이 좋아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누구나 변덕을 부리기 마련이니까요."
p156
- 그리스어로 '아'가 없음을 뜻하는 부정어야. 아카펠라는 반주 없음, 아템포는 박자 없음. 너희는 아멜로디쯤 되겠다.
p205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행동에 맞게 나이를 정했으면 좋겠다....
p237
...만약에 당신에게 만약에,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은 믿지 마라. 만약이란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다.
p318
돈을 벌어야 한다.
되도록 많이 벌어야 한다. 문을 열고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 야근도 하고 주말 근무도 해야 한다. 돈 때문에 싫은 소리 하기도 우는소리 듣기도 싫다. 많이 벌어 풍족하게 살고 싶어서는 아니다. 입만 열면 돈이 없어 죽겠다고 말하는, 돈 때문에 다투고 마음 상하는, 돈이 원수라면서 돈을 신처럼 떠받는, 돈이면 다 되고 결국 돈으로 외로워지는 사람들의 손과 입과 주머니를 돈으로 가득 채우고 싶어서다. 그래야 내 마음이 고요해지기 때문이다. 불화도 평화도 돈으로 이룩된다.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가난하더라도 돈에 휘둘리지 않고 평온한 마음과 관계를 이루는 거룩한 사람들. 그들이 부럽다. 그들의 부모와 자식이 부럽다. 나는 언제나 돈 걱정을 하며 살았다. 아니, 돈 걱정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살았다. 모두가 앞장서서 돈을 걱정하니 내 몫으로 남겨진 걱정은 없었다. 나는 기생충처럼 그들의 걱정을 걱정할 뿐이었다. 착한 그들은 강요와 폭력이 아닌 걱정과 불행으로 나를 지배했다. 그것은 사라지지지 않는 안개처럼 나를 에워싸고 축축하게 적셨다. 그 속에서, 나는 필요 이상으로 춥고 무거워졌다. 매일 빛을 꿈꾸었다. 입자이고 파동인 빛. 자유롭고 가벼운 빛. 따뜻하고 찬란한 빛.
돈을 벌어야 한다.
p335
...아, 그놈의 성실.....어떤 성실한 사람은 말입니다. 일이 좋아 성실한 게 아니고요. 달리 할 게 없어 성실한 거고요. 일 말고 다른 거에 꽂히면 일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꽂힌 그거에만 성실해진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