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
 신의 직장에 다닌다는 얘기를 들으며 속으로 생각하곤 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신이 바쁠 수도 있다고.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인간들의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정신이 없을까. 또 인간들이 저지르는 사고를 수습하는게 얼마나 귀찮고 고통스러울까.
......
 갈등, 배신, 질투, 중상모략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직원들을 대동단결하게 할 만큼 한덕수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p27
 최성관은 쉽게 잘리지 않고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의 단점을 며칠 만에 깨달았다. 내가 오래 다닐 수 있는 만큼 다른 사람도 오래 다닌다, 웬만해선 잘리지 않기에 심각한 악행만 저지르지 않으면 큰 문제 없다.
예상치 못한 과한 업무량, 이에 따른 야근과 주말 출근은 최성관의 회사 생활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괴로운게 있었으니, 다름 아닌 '밥' 문제였다. 사람이 많아서 다 함께 식사하는 날은 적었고, 보통 정규직은 정규직끼리, 무기계약직은 무기계약직끼리, 계약직은 계약직끼리 먹었다.
입학팀은 크게 전형 운영 파트와 서류 평가 파트로 나뉘었고, 전형 운영 파트에선 각종 면접시험, 논술시험, 실기시험의 진행과 합격자 발표 등을, 서류 평가 파트에선 각종 서류 평가 및 홍보 등을 담당햇다. 하지만 일은 때에 따라 구렁이 담 넘어가듯 서로를 오갔다.
p116
 "애들 어렸을 때 생각해봐.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빌었잖아.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별로 없어. 결국 공부는 애가 하는 거니깐. 그러니까 다그치지 말고 힘내라고 부지런히 응원만 해줘...."
p125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안수현은 글귀를 읽으며 피식 웃었다. 즐길 수 없으면 피하는 게 상책인 시대에 이런 글귀 따위가 애들한테 먹힌다고 생각하는 건가.
p141
 "꿈을 이루면 더 좋겠지만, 설령 못 이루더라도 잘 살자. 너희 학교 교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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