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1
 이제 아이들에겐 그들의 삶이 있었다. 한때 미리엄은 아이들의 해고, 아서는 달이었지만, 이제 댄과 루시는 자신들만의 은하에서 반짝이는 머나먼 별들이 되었다.
p132
...때로 루시는 자신이 가족이라는 그물에 걸려 끊어지지 않도록 전부 다 움켜잡고 있는 한 마리 거미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p150
 낯선 사람이 사과 한마디 없이 부딪치고 지나갔을 때 놀랍게도 그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그는 이 낯선 세계의 일부가 아니었다. 잠시 이곳에 머무는 방문객일 뿐이었고 언제든 안락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사실이 그를 조금 더 용감하고 조금 더 대범하게 했다.
p152
...아이들을 키운 뒤로, 그들은 함께 새로운 곳들을 가보고 새로운 경험들을 했어야 햇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볼 기회를 잡았어야 했고 함게 삶의 지평을 넓혔어야 했다. 그를 만나기 전에 미리엄이 이토록 충만하고 흥미진진한 삶을 살았다는 걸 알게 된 지금은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그녀를 숨 막히게 했다. 그의 방식만을 고집했다.
p166
...마음이 머무는 곳이 바로 집이라고, 그의 어머니는 말하곤 했다. 직업의 사다리를 올라가 가족들을 위해 보다 큰 집을 마련했어야 하나? 좀 더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나? 여행길에 오르기 전까지 그가 한 번도 던져본 적 없는 질문들이었다.
p172
..."실은 나 자신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어요"그가 시인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만날 때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대마다, 내가 변하고 성장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다른 사람들도 날 만나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깁ㄴ이 묘합디다."
p223
 "고맙긴요, 길 잃지 마세요. 낯선 사람하고 얘기하지 마시고요. 항상 밝은 쪽을 보는 걸 잊지 마세요. 그 참들이 행운을 가져다줄지도 몰라요."
p227
...사람들은 저마다의 황금빛 새장 속에 살고 있었다. 몇 달 동안 사랑했지만 이내 낯선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의 시중을 들며 살고 있는 세바스티안처럼. 서로를 종으로 호출하는 그레이스톡 부부도 떠올렸다. 그들을 생각하니 아서의 삶은 미리엄의 옷장에 있는 카디건들처럼 잿빛인 것만 같았다. 
 한때는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총천연색이었다. 하늘도, 백사장도, 아내의 옷들도, 그러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그의 추억들은 여러 색이 뒤섞여 탁하게 변해갔다. 이제 그만 멈추고 싶었고 시간을 되돌려서 미리엄의 갈색 스웨이드부츠를 손을 넣어보지 않은 책로 자선 단체에 가져갈 가방에 던져넣고 싶었다. 그랬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살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장미빛 색안경으로 아내와이 삶을 돌아보는 속편한 홀아비로 살았을 텐데. 그랬다면 모든 게 완벽했을 텐데.
 그러나 그렇지가 않았다.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아서도 알고 있었다. 그에겐 자식이 둘 있었고, 그들은 그의 삶에서 멀어졌다.  ....미리엄이 없는 지금 그의 가족은 아직 본래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삶의 주도권을 회복해야 했다. 참 팔찌의 미스터리를 감춰진 채로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처럼 가족과의 관게에서도 같은 일을 해야 했다. 가족의 유대가 더 이상 끈끈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내고 유대를 복원해야 했다.
 마치 황무지에 홀로 버려진 씨앗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 씨앗은 모든 역경을 딛고 단단한 땅을 밀어내며 마침내 싹을 틔웠다. 초록색 싹이 움트고 있었다. 그는 그 싹을 키우고 싶었다. 언젠가 프레더리카의 잎이 시들어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물을 주고 애정을 주었다. 이제는 그 자신에게도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p272
...여행을 하면서 미리엄은 알았던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내가 하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이 날 기억한다는 사실을 개닫게 되더구나. 미리엄은 더 이상 여기 없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 속에 아직 살아 있어.
p368
...어저면 나도 이 웅덩이에 갇혀 있었던 건지 몰라. 그가 생각했다. 비록 두려운 미지의 세계일지라도, 나도 바다로 나아가야 해. 그러지 않으면 말라 죽어버릴 테니까.
p392
 아서는 기억이라는 것이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변형되고 왜곡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기억은 마음과 기분의 명령에 따라 잊히거나 복원되고, 강화되거나 흐려진다. 아서는 참을 준 사람들에게 미리엄이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생각하며 온갖 감정들을 빚어냈다. 그는 미리엄의 마음이 어땠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미리엄이 그를 사랑했다는 것, 댄과 루시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 살아갈이유가 충분하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p403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 그 돈을 쓰세요. 돈으로 추억을 만들 순 있지만 추억으로 돈을 만들어선 안 되니까요. 골동품 상인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
p451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결국 상대방이 아닌 나를 알아가는 것이며, 상대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해도 우리의 사랑은 완벽할 수 있음을 아서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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