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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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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도 여행을-실제로 어디론가 떠나는 것을 잘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와는 상관없이- 좋아한다. 지금의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곳과는 다른 세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랄까, 호기심이랄까?! 물론, 낯선 곳으로 떠나 그곳을 직접 경험해보면 좋겠지만 -항상 핑계가 되어주는, 혹은 사실이기도 한- ‘현실’이란 벽에 가로막혀 책으로 그것을 대신하는 날들만 늘어난다. 그리고 책과 함께 그런 느낌들을 대신하는 것들 중에 음악이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야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클래식 음악이다.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듯 한 느낌이랄까?! 뭐, 막연히 그런 생각으로 조금씩 이것저것 경험하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우연히, 여행 책과 클래식 음악을 하나로 엮어줄 책을 발견하게 된다. 좋아하는 여행과 책, 그리고 음악의 조화라고 할까?! 그 책이 바로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이다. 음악들을 잔잔하게 틀어놓고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렇게 했고, 그것은 또한 꽤 괜찮았다. 

 음악을 통해서 만나는 유럽은 지금껏 가졌던 유럽에 대한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음악을 통해서 유럽, 그 중에서도 그 음악과 관계가 있는 공간, 그 곳에 얽힌 이야기들은 그저 멀게만 느꼈던 유럽 곳곳이 뭔가 나와도 어떤 사연이 있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평소에는 그저 배경 정도로 인식될(혹은 그마저도 되지 않을) 음악이 새로운 느낌으로, 그 속에 담긴 사연들이 오히려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끈으로 나와 엮이게 만든 것이다. 

 보통 여행을 이야기하면 개인적인 추억들과 지극히 감성적인 것들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에서는 단순한 개인의 느낌, 기억을 벗어나 오랜 역사 속의 이야기를 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만이 아닌, 역사 속의 이야기, 그 공간속으로 나를 조금씩 밀어 넣기까지 한다. 클래식을 시작으로 보다 깊이 있고 풍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유럽의 곳곳을, 그 역사를 누비고 다니게 되는 것이다. 

 유럽에 대한 동경과 열망으로 30년 이상 이탈리아에서 지냈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한 저자의 글이라 유럽의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맙게만 느껴졌다. 단지, 이런 아름다운(혹은 슬픈) 이야기들이 조금만 더 아름다운 문체들로 다듬어졌으면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좀 더 음악적 운율이 느껴지게, 좀 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보다 감성적으로 이야기되었다면 더 좋은 느낌이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랄까… 물론 그야 개인적 취향(?!)이 차이니, 이 책에 빠져드는 것과는 크게 상관없을 것이다. 오히려 누군가는 담백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느 곳이든 여행을 하면서 너무 겉만을 핥으면서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끔씩 하고는 한다. 단순히 어떤 멋진 사진을 보며, 와! 저기 꼭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만을 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 음악을 통해, 역사를 통해,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통해서 그들의 오늘을 알아가는 것을 바탕으로 어느 곳이든 여행을 한다면 정말 의미 있고 값진 여행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이 책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그 어떤 여행보다 의미 있고 값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유럽에 대한 강한 여행 의지 따위는 없었는데 이제는 조금 생각이 달라진다. 아, 가고 싶은 곳만 점점 늘어난다. 어쩌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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