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지구에서 7만 광년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트랙터 본팅 드로스” 

“슬랩 프리도 갠디 험프” 

“개스티 펜슬” 

“스푸드베치!”

자, 일단 이것을 해석해 보시라 ㅡ. 도대체 무슨 말일까?! 만약 집적 찾아보겠다고 영어 사전으로 손을 옮기고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면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말이란 말인가?! 어디, 그린란드?! 베트남?! 몽골?! 뭐,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고 정답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앗, 혹시 당신!! 저 말을 해석 했는가?! 우와~ 정말 축하한다!! 도대체 이해하기도, 그러고 싶지 않은 저 말을 해석 한 당신, 외계인이다!! 태양계 중심에서 대마젤란운 방향으로 7만 광년 너머에 있는, 털썩 성이라는 궁수자리 왜소 타원 은하에 있는 행성에서 온 외계인!! 그것도 털투성이 꼬리가 있고 배꼽이 없고 인간을 납치하는 외계인!!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이 책, 『쾅! 지구에서 7만 광년』이 그런 책이니까 ㅡ. 말도 되지 않는, 정말 엉뚱하다고 느껴질 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ㅡ. 『쾅! 지구에서 7만 광년』은 “쾅!”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제목과 귀여운 우주선 그림이 들어가 있는 표지에서 느껴지는 그 느낌 그대로, 귀여우면서도 힘이 있는 작품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해 봤을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때 관심이 좀 가는가?! 살짝 이야기 좀 들어보겠는가?! 

 

 『쾅! 지구에서 7만 광년』의 주인공은 장난기 가득하고, 호기심 왕성한 ‘짐보’라는 아이이다. 프라모델에 미쳤다가, 요리에 점차 심취하게 되는 실직자 아빠와 취직해서 아빠가 벌던 돈의 두 배를 벌고 있는 엄마, 데스 메탈을 듣고, 크레이터페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멍청이를 만나고 있는 누나가 그의 가족이다. 짐보의 단짝친구 ‘찰리’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 역시 짐보와 같은 문제아이자 악동이다. 짐보와 찰리는 학교 선생님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작전을 짜게 되고, 결국 그 작전은 성공하게 된다. 대화를 엿들으면서 그들이 가졌던 목표는 달성하게 되고, 정리를 하려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분명 말하는 이들은 선생님이다. 하지만 그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 호기심 많은 짐보와 찰리는 선생님의 뒷조사를 하게 되고, 그들 뒤에 놓여있는 커다란 무언가에 위협까지 받게 된다. 급기야 찰리가 실종이 되고, 짐보는 우연하게 그의 누나 베키와 함께 찰리를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ㅡ. 

 

이 이야기를 완전 압축해서 표현하면, “악동들의 지구 구하기”라는 위대하면서도 복잡할 것만 같은 사건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본다면, 내용이 그렇게 복잡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오히려 너무 쉽게 읽혀 아쉬울 정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얼마나 귀엽고 힘 있는 작품인가!! 『쾅! 지구에서 7만 광년』에는 유쾌함이 넘친다. 여기저기 웃음이 터져 나오는 유머가 담겨져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즐겁기 그지없다. 또한 그 유쾌함만큼의 상상력도 가득 담겨 있다. 우리 주위 어딘가에 외계인이 인간의 모습으로 위장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한 번쯤은 해봤을 생각을 글로 담아내고, 무한한 우주 공간까지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상상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말 영화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스타워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맨 인 블랙」을 아주 맛있게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귀여움에 더해지는 것이 넘치는 힘, 에너지이다. 단순히 아이들의 장난같이 보이는 일들이, 그들의 넘치는 힘을 통해서, 보다 큰 가르침(?!)으로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오늘날의 현실을 힘 있게, 하지만 유쾌하게 풀어낸다 ㅡ. 

 

 이런 책을 두고 어린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하는’ 책이라고 하는 것인가?! 아이들이 보든, 어른들이 보든,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겠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물론, 내가 의미를 두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누구라도 이 책에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신나게 읽고 “스푸드베치!”의 무한한 상상 세계로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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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0-03-2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페이퍼백은 언제나 나올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