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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바구니회사, 롱거버거 스토리
데이브 롱거버거 지음, 최기철 옮김 / 미래의창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미국의 기업가 데이브 롱거버거의 자서전은 읽는 내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가슴을 적시는 책입니다. 미국에서도 낙후된 오하이오주 하고도 시골 벽촌인 드레스덴에서 가난한 부모의 12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데이브는 누가 봐도 '마을에서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아이' 였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간질발작을 앓았던 데이브는 지독한 말더듬이에다 글도 남들만큼 잘 읽지 못했습니다. 데이브는 3년이나 유급을 한 끝에 21살에야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대학은 아예 갈 엄두도 못 내봤고 좋은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데이브는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구가 많고 가난했기 때문에 데이브는 아주 어려서부터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비록 말을 더듬고 머리도 좋지 않았지만 그는 누구 보다 성실했고 자신이 맡은 일을 사랑했습니다. 잔디를 깎아도 남들 보다 훨씬 빨리 훨씬 깔끔하게 깎아 더 많은 용돈을 벌고 마을의 식료품 가게에서도 어린 나이에 진열을 책임질 정도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땐 잡지 정기 구독 모집 대회에서 일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더듬이의 판촉이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열정에 감탄해 기꺼이 신청서를 써 주었던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데이브를 "파파이(뽀빠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신뢰했습니다. 데이브는 사람들의 그런 신뢰를 믿고 자신을 믿었습니다. 그는 비록 학교 공부는 잘 못했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자화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데이브 롱거버거 인생의 최대 자산이 되었습니다.
가사용품 세일즈맨과 공장직원 빵 배달 영업 사원을 거치며 결혼과 군복무까지 마친 데이브는 마을의 식당을 인수해 처음으로 사업가가 됩니다. 은행에 한 푼의 예금도 없이 오로지 이웃 사람의 신용 보증만으로 은행에 돈을 빌려 시작한 사업이었습니다. 데이브는 정직과 친절로 사업을 번창시킵니다. 식당을 확장하고 이웃의 식료품 가게를 인수하고 드럭스토어를 새로 엽니다. 역시 현금 없이 신용만으로 벌인 사업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데이브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걷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습니다. 당시 시대의 흐름에 밀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구식 바구니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느날 데이브는 아버지가 한 때 바구니 공장 기술자였던 인연으로 어릴 때부터 보아오던 구식바구니를 미국 전역에 팔겠다고 결심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데이브를 미쳤다며 뜯어 말립니다. 플라스틱 제품과 싸구려 외제에 밀려 골동품이 되어 버린 바구니를 팔겠다는 데이브의 발상은 누가 봐도 미친짓이었습니다. 실제로 데이브는 여러번의 난관을 겪고 결국 잘 되던 식당과 식료품 가게, 드럭스토어를 처분하게 됩니다.
그러나 데이브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마침내 데이브의 꿈은 실현되었습니다. 물론 순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데이브는 결국 자신의 말을 실현해 보였습니다. 2000년 현재 롱거버거사는 7천명의 직원과 연매출 10억 달러의 거대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성공 스토리가 감동을 주는 건 아닙니다. 감동의 원천은 데이브 롱거버거의 경영철학이자 삶의 방식입니다. 그는 사람을 최대의 자산으로 생각하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했습니다. 회사의 모든 정보를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기쁨과 아픔을 공유했습니다. 말단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이름을 부르며 어울리고 항상 인격적으로 대했습니다. 늘 직원과 고객의 말에 귀를 귀울였습니다. 변화에 순응했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끊임없이 창의력을 발휘했습니다. 어려울수록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1999년 3월17일 데이브 롱거버거는 암으로 세상을 떴습니다. 하지만 롱거버거의 정신은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인생이 늘 불공평하다고, 늘 누군가가 나를 가로막고 내가 원하는 일을 방해한다고, 늘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불평하고, 늘 패배하고 절망하던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든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