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 우파는 부도덕하고 좌파는 무능하다??
조지프 히스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인간이란 족속은 참 이상하다. 늘 진실 보다는 거짓에 더 끌리니 말이다. 진화 과정에서 뭔 문제가 있었는지 인간의 직관이란 건 대부분 오류투성이다. 하늘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구가 움직인다고, 지구는 허공에 떠 있는 공 같이 생겼다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 못한다. 그러면서 신이라든지 외계인이라든지 비행접시 같은 검증되지 않은 소설은 곧잘 믿어 버린다. 우린 동물원에 침팬지를 가둬놓고 보며 웃지만 우리가 바로 그 침팬지 꼴이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의 진리로 살아남는 경우는 왜 이리 적은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는 일은 왜 또 그리 많고.온 세상이 진보 보수, 우파 좌파로 나뉘어 대판 싸우고 있다. 누가 옳을까? 아무도 옳지 않다. 보수든 진보든 좌든 우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어느 현자가 있어 조근조근 진실을 얘기해 줘도 눈과 귀를 막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받아들일 생각을 안한다.

 이 책은 또 하나의 마이동풍 우이독경이 될 것인가? 좌파 운동권 출신의 철학자인 저자는 남의 말 안 듣는 세상 모든 똥고집들에게 찐~한 똥침 한 방 제대로 날려 주신다. 정식으로 경제학을 배우지도 않았다는 저자가 지구 상 그 어떤 경제학자도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지극히 논리적이면서 유쾌 상쾌 통쾌 발칙하게 까발려 주신다. 상식이 허물어지고 직관이 깨져나가는 통렬하고 즐거운 고통을 맛 볼 수 있다. 속지 말아야지 속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늘 속는 자신이 한심스럽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 있어 위안을 받는다. 인류의 99.9%는 침팬지보다 못하지만 가끔 이런 탁월한 현자들이 나타나 인류를 지금의 성취로 이끌었다. 물론 대부분 오히려 탄압과 핍박 속에 스러져 갔지만. 아, 이 책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읽혀야 하는데! 아이들이 과연 이런 책을 읽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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