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약속, 우울한 성과 나남신서 918
밀튼 프리드만 지음, 안재욱.이은영 옮김 / 나남출판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최근 좌우갈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린 과연 좌파와 우파의 차이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자칭 자유시장주의자라고 했던 정운찬씨의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이나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여야의 복지논쟁 등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가나 지식인들은 좌파와 우파의 차이를 모르고 떠드는 듯 하다. 심지어 자신의 포지션이 어디인지 모르고 그저 설쳐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밀튼 프리드만은 알려진대로 급진적이라 할 만큼 철저한 자유주의와 시장주의를 주장한 경제학자다. 지금 미국 경제의 붕괴로 인해 이 양반이 많은 욕을 먹는데 좀 어처구니가 없다. 지금까지 미국이 이 사람의 주장에 동조해왔다는 말인가? 오히려 프리드만의 주장대로 실천했더라면 오늘날의 위기는 없었을 지 모른다. 

 이 책은 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 프리드만 교수가 언론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지금 읽어도 탁월한 아이디어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그의 아이디어를 지금 적용한 한 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프리드만은 공교육의 붕괴의 원인을 경쟁 없는 관료주의라고 본다. 해결방법은 경쟁제도의 도입이다. 학교간 경쟁제도를 도입해 교육수요자들이 자유롭게 학교를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단, 이럴 경우 돈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비열한 경쟁을 막기 위해 바우처제도를 도입한다. 학부모에게 동등한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다. 바우처는 현재의 교육비 수준 혹은 그 이하로 충분하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똑같은 바우처를 가지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고려해 학교를 선택하게 한다. 학교와 교사는 더 많은 바우처를 받기 위해 경쟁한다. 경쟁에서 이기면 인센티브를 받고 지면 재교육을 받거나 퇴출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궁극적으로 공교육의 질은 높아지고 사교육은 사라질 것이다. 교사들도 혜택을 보게 된다. 지금처럼 교장.교감.교육부공무원의 간섭을 받지 않고 소신껏, 실력껏 교육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전교조가 원하는 게 아닌가! 그런 전교조가 교원평가제를 반대한다!
 이런 제도가 도입되면 경쟁지상주의는 오히려 해소될 수 있다. 학교와 교사는 지금처럼 경쟁에서 패배한 학생들을 방치 내지 핍박하지 않고 한 명의 학생이라도 그 학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왜? 바우처는 일등이든 꼴등이든 동등하게 가지고 있으니까! 지금 교육부가 이런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들이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밥줄을 위해 온나라 교육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탁월하지 않은가! 이 책엔 이런 탁월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온다. 좋은 의도가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하는 세상의 원리도 제대로 알 수 있다.  진정한 자유주의자이자 시장주의자이며 건전한 우파인 프리드만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책이다. 좌파든 우파든 세상의 진정한 진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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