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사회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먼 미래 지구와 닮은 어느 행성에 정착한 "제1세대"들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 육체를 바꿔가며(轉生) 살아가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퍼뜨린 자손들을 지배하기 위해 힌두교를 적용하여 민중들을 무지와 암흑의 카스트제도로 묶어 놓고 자신들은 힌두의 신들이 되어 "천상도시"에서 수십세기를 신으로서 군림합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항해서 반란의 기치를 올린 불사의 영웅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샘" !
그의 이름은 대성(大聖), 즉 위대한 영혼을 뜻하는 마하사마트만(Mahasamatman)에서 마하(Maha)와 아트만(atman)을 생략한 약칭이다. 제1세대중 한 사람인 그는 훗날 "악마의 구속자" 칼킨,싯다르타, 고타마, 세존,만주스리(文殊舍利),보디사트바(菩提薩陀),정각자(正覺者),그리고 여래(如來) 마이트레야(미륵)라 불리고 그는 곧 "빛의 왕"이 됩니다.

로저 젤라즈니의 1967년도 소설 "신들의 사회"는 SF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판타지라고 하기도 어려운 소설입니다. 전체적인 구도는 힌두교의 신화를 차용하고 있는데 그 내용 또한 신화를 방불케 합니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진짜 신들은 아니며 그들의 신적인 상(相)과 속성(屬性)은 과학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만화 "드래곤볼"을 능가하는 박진감 넘치는 신무협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며 생과 사, 신과 인간, 종교와 과학에 대한 상징과 비유는 철학서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로저 젤라즈니는 전작 "내 이름은 콘라드"와 같은 작품에서도 불사의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화적 세계를 창조한 것처럼 신화가 없는 미국에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한 작가입니다.

그래선지 원대한 상상력에 비하면 깊이는 좀 부족한 편입니다. 하지만 "내 이름은 콘라드"와 "신들의 사회"를 서른즈음에 발표했다는 사실을 보면 그의 천재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들이 사회"도 마지막 부분이 다소 용두사미식으로 약하게 마무리된 감이 없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그 구성의 치밀함은 한 작가가 성취하기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오한 상징을 찾을 사람은 그런 사람 나름대로 그냥 재미있는 SF판타지를 읽고 싶은 사람은 또 그 나름대로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걸작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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