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 어려운 아날로그 액션 서사

바이킹 - The Vikings
영화

 중세 영국 사람들에게 바이킹 부족의 왕 레그나(어네스트 보그나인)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수시로 침략해 살인과 방화 겁탈을 자행하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무시무시한 존재입니다. 레그나는 웨일스의 왕궁을 유린하고 왕비를 겁탈합니다. 왕비는 레그나의 아들을 낳습니다. 왕비는 왕이 알까 두려워하여 갓난아기를 이탈리아로 보냅니다. 왕자의 표식은 왕의 검에서 떨어져나온 보석 목걸이 뿐!  

 20년이 흘러 레그나는 여전히 강대한 세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레그나의 유일한 아들 아이나(커크 더글러스)는 잘 생긴 외모완 달리 아버지보다 더 용맹하고 포악한 성격의 청년입니다. 레그나가 데려온 영국인 에그버트(제임스 도널드)에게 자신의 용맹함을 자랑하려 매사냥을 나선 아이나는 한 노예에게 사냥감을 빼앗기고 화가 나 그를 때립니다. 노예의 반격으로 매에게 왼쪽 눈을 잃은 아이나는 노예를 고통스럽게 죽이려 하는데 무녀는 부족의 신 오딘의 허락이 없었다며 말립니다. 아이나는 에릭(토니 커티스)이란 이름의 그 노예를 밀물이 밀려드는 바닷가 기둥에 묶어 두는데 신의 가호인지 그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집니다. 에그버트는 에릭의 목에 걸린 보석을 보고 그의 신분을 눈치챕니다.

 사실 에릭은 바로 레그나와 웨일스 왕비 사이에서 난 아이나의 이복동생이었습니다. 레그나도 아니나도 에릭 자신도 그 사실을 모릅니다. 아이나는 잉글랜드 배를 급습해 미녀공주 모가나(쟈넷 리)를 납치합니다. 모가나의 미모와 도도한 태도를 보고 첫눈에 반한 아이나는 술김에 겁탈하려 하는데 에릭이 나타나 아이나를 때려 눕히고 모가나를 구해 바다로 탈출합니다.깨어난 아이나와 바이킹들은 에릭의 작은 배를 뒤쫓다 짙은 안개를 만나 그를 놓치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레그나가 물에 빠져 실종됩니다.  

 운명의 장난인지 레그나는 에릭에 의해 구해져 웨일스로 잡혀갑니다. 나침반의 비밀을 알고 있던 에릭은 무사히 웨일스까지 항해하고 그 과정에서 모가나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공주를 구하고 레그나를 잡아 온 노예 에릭은 웨일스왕의 환대를 받는데 레그나를 늑대에게 던지려다 왕의 노여움을 삽니다. 칼을 쥔 채 죽지 않으면 신의 땅 발할라에 갈 수 없다고 믿는 바이킹의 풍습을 잘 아는 에릭이 레그나에게 칼을 쥐어 준 때문이죠. 그 벌로 에릭은 왼손목을 잘리고 쫓겨납니다. 사랑하는 공주를 구해내고 복수하기 위해 에릭은 다시 바이킹의 본거지로 돌아갑니다. 복수심에 불타던 아이나는 에릭을 죽이려 하지만 모가나 공주를 구할 수 있다는 말에 그를 안내자 삼아 대대적인 웨일스 공략에 나섭니다. 서로의 관계를 모르는 형제는 같은 목적을 향해 협력하지만 마지막 대결을 피할 수 없는데.... 

 영화 개봉 당시 관객들보다 요즘 관객들이  더 신선하게 느낄 영화입니다. CG가 없던 시절이라 100% 올로케로 아날로그 액션이 펼쳐지는데 디지털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박진감이 있습니다. 마치 무협지를 연상케 하는 기구한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사나이들의 액션연기가 일품입니다. 커크 더글러스는 특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매력을 뿜어냅니다. 토니 커티스와 쟈넷 리의 명품 외모도 볼만 합니다. 딱히 걸작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요즘 영화들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광과 액션이 볼 만한 재미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