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학 - Beyond the yea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문화 중 판소리가 있지요. 세상 어느 나라에 이런 노래가 있을까요! 한 사람이 한 곡을 제대로 부르기 위해 평생을 바쳐 노력해야 하는 음악은 세상에 판소리 말고는 달리 없을 겁니다. 이 세상 어디도 판소리 만큼 예술혼으로 똘똘 뭉친 노래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두 분 예술계의 거장이 판소리에 이끌린 건 당연합니다. 평생 예술혼을 궁구하다 올해 타계하신 이청준 선생과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만나 부르는 노래는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천년학"은 "서편제"와 짝을 이루는 이야기입니다. 서편제의 주인공 동호(조재현)와 송화(오정해)의 못다한 이야기죠. 서로 남남이지만 남매이기도 한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주목한 것은 오늘날의 판소리를 있게 한 예인들의 예술혼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결코 행복하달 수 없는 삶을 살면서도 득음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온몸과 영혼을 불살랐던 수 많은 소리꾼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겠죠. 그것이 꼭 판소리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아름다움을 맛본 죄로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던 수 많은 저주받은 예술가들은 모두가 천년을 산다는 학과 같이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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