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 Hwang jin yi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건 우리가 알고 있는 황진이가 아냐! 우리의 진이 누님 이렇게 우중충하지 않아. 진이 누님은 태양 같은 여자라구. 우리가 아는 진이 누님은 어두운 구석이라곤 없는 존재라는 말이지. 우리 역사에 보기 드문 당찬 여성 캐릭터 진이 누님을 이렇게 우중충하게 망쳐 놓다니! 하긴 이 영화만 그런 것도 아니야. 이상하게 "황진이"란 이름의 영화나 드라마는 예전부터 다 그랬어.
 도대체 신분과 남녀의 구별이 엄격하던 조선시대에 혜성처럼 홀연 나타나 삐뚤어진 세상과 못난 남성들을 멋지게 비웃고 구질구질 뭐 남기는 거 하나 없이 가뭇없이 사라지신 통큰 여성 진이 누님을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냐 이거야! 진이 누님이 뭇 남성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놈씨(?)와의 사랑에 찌질하게 눈물이나 흘릴 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이 땅의 남성들이 아직도 못났다는 증거 아니냐 이 말이야! 언 놈이 영화 제목을 "황진이"라 붙여놓고 "놈이"를 주인공으로 삼았는지 참 같은 남자로서 부끄럽다, 부끄러워.
 진이 누님은 말이야, 허위로 가득 찬 세상에 호탕한 웃음을 웃으며 제대로 똥침 한 방 먹여주신 분이라구. 연애 감정 따위에 눈물이나 찔찔 흘릴 분이 아니야. 천라지망 아무리 촘촘한 그물로도 잡을 수 없는 바람처럼 자유롭고 구름처럼 호방한 여성이었다구. 그러면서도 못난 남성들이 도저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따뜻한 사랑의 소유자였다 이 말씀이야. 그 사랑은 연애 감정 따위가 아니고 인간에 대한 연민, 인간애였다 그 얘기야. 진이 누님이 살아오신 듯 예쁜 송혜교를 데리고 이렇게 우중충한 황진이를 만들기도 증~말 힘들....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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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샬롯 2009-08-2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재밌어요. 태양 같은 여자군요. 황진이는...^^ 왠지 끌리지 않더라니 우중충해서 그랬나봐요.^^;;

심술보 2009-08-25 10:29   좋아요 0 | URL
여성이 만드는 "황진이"는 좀 다를까요? 여성감독이 만든 "황진이"가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