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 Bridge to Terabithi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아이에겐 비밀장소가 필요합니다. 그 곳은 아이가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곳에선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아이는 그 곳에 마법의 왕국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사악한 마법사와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착한 백성들을 괴롭힙니다. 아이는 용감한 왕이 되어 마법사와 괴물을 물리치고 백성들을 구해냅니다. 이 왕국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습니다. 친구입니다. 아이에겐 이 모든 상상과 비밀을 함께 할 친구가 꼭 필요합니다.
 휴일이라 아이들 볼 만 한 영화를 찾다 이 영화를 빌렸습니다. 그저그런 유치한 판타지인 줄 알았습니다. 정작 콘크리트 상자 속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덤덤하게 보는데 우리 부부는 눈가를 적시며 보았습니다.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이 살아나더군요.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영화 속 제시와 레슬리처럼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숲으로 들로 개울로 쏘다녔었죠. 마치 우리가 처음 발견한 신대륙인양 여기저기 새로운 이름들을 붙이고 우리들만의 마법의 성을 세웠었죠. 세상에 슬픔과 근심이 없던 행복했던 그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는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요? 세상이 부조리함을 알게 될 때? 세상엔 가난보다 왕따보다 더 가슴 아픈 이별이 있음을 알게 될 때?
 미국 시골 가난한 집안의 소심한 12살 아이 제시가 마법왕국의 씩씩한 공주 같은 레슬리를 만나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달아 갈 땐 제 마음도 행복해졌고 갑작스럽고 부조리한 이별로 친구를 잃고 눈물을 흘릴 땐 제 가슴도 아릿하게 아팠습니다. 제시가 과연 세상을 아름답게 봐 줄까? 세상은 제시의 유일한 친구를 데려가 버렸는데. 더구나 제시는 이별의 말조차 건네지 못했는데.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시는 현명하더군요. 착한 아이 제시의 현명한 선택이 고마워 또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시와 레슬리처럼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비밀장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