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그냥 보기 어렵습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 그냥 영화내용을 따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남들과 다른 재능을 지녔지만 자신을 숨기고 살아 온 흑인 소년 지말(롭 브라운),가족을 잃고 자신의 글이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오랜 세월 은둔해 온 작가 윌리엄 포레스트(숀 코네리). 재능이 있었지만 환경의 제약을 이기지 못하고 주차장에서 일하는 신세가 돼 버렸지만 동생에겐 자신과 다른 길을 제시하고 이끌어주는 아버지 같은 형,아들의 남다름을 알지만 스스로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 지 몰라 안타까워하는 엄마(에이프릴 그레이스),박사이자 학교의 이사장인 아버지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백인 소녀 클레어(안나 파킨), 그리고...너무나 강렬히 원했지만 재능을 가질 수 없었던 글짓기 교사 헨리 크로포드(F.머레이 에이브라함). 모든 사람의 외로움과 슬픔이 오롯이 가슴 깊이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모든 캐릭터들이 다 조금씩 결함을 안고 있어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헨리 선생님만 끝까지 악역으로 그린 건 좀 마음에 안 드는데(더구나 헨리를 연기하는 배우는 "아마데우스"에서 이미 재능을 가지지 못한 자의 슬픔을 연기한 바 있는 F.머레이 에이브라함입니다. 아,감독의 잔인함이란!) 나머진 세세한 부분까지 다 좋습니다. 가족은 꼭 피를 나누어야만 가족이 아닙니다. 마음을 열면 누구나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은둔 작가 윌리엄 포레스트는 지말이라는 아들을 얻었고 지말은 스승이자 아버지를 얻었습니다. 지말이 백인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편입한 후에도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길거리 농구를 즐기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변합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부분도 있죠. 지말이 뿌리를 잃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장면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