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1
안능무 평역, 이정환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드래곤 볼의 원안으로 알려져 있다. 드래곤 볼을 보면서 일본망가의 상상력에 감탄했었는데 알고보니 이책을 바탕으로 했다는 걸 알고 그럼 그렇지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하지만 너무나 부러운 사실은 우리는 봉신연의란 책을 몰랐기에 드래곤 볼을 창조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일본 작가의 글을 보면 중국이나 서양의 역사 문화 종교를 마치 자국의 것인양 줄줄 꿰차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내가 아는 학자 한 분은 일본작가의 소설을 읽고 그 학문적 깊이에 깜짝 놀랐다고 토로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이는 일본에는 그 만큼 서브 텍스트가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의 고전이나 중국의 고전이 우리나 중국보다 더 많이 번역돼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그것이 바로 국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망가가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힘은 그런 문화의 깊이에서 나오는 것이다.우리의 위정자들도 문화의 필요성을 좀 알아야 할텐데. 반지의 제와이 벌어들이는 돈을 보란 말이다. 늦게나마 봉신연의가 번역되어 나오기 시작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은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싸움 장면이 지루할만큼 같은 구성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감각으로 보면 한 3권 정도로 압축해도 무방한 이야기들을 집요하게 반복하고 있다. 이런 점은 이 책이 오래 된 고전이고 구전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틀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겠다. 어쨌든 청소년들이 뿌리도 없고 깊이도 없는 말초적인 환타지나 무협지에 빠지기 전에 이런 동서양의 고전을 좀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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