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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요지 1
나관중 지음 / 투영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환타지 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환타지하면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비롯한 서구의 고유장르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동양의 환타지 문학도 그 뿌리가 깊고도 넓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드래곤 볼'은 서유기와 봉신연의를 바탕으로 한 일본망가다. 서유기의 재미와 교훈은 두 말할 필요가 없겠고 봉신연의도 그 상상의 크기가 실로 무한하다 하겠다. 그런데 봉신연의는 읽는 도중 다소 지루한 느낌을 받았었다. 마치 드래곤 볼의 내용처럼 계속해서 더 센 적이 나오고 그 적을 또 물리치는 반복적인 나선형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또야 ?'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반복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 '평요지'는그 구성이 복잡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서유기처럼 단선적이지도 않다. 얼키고 설킨 인연들이 얘기를 만들어 간다. 각각의 에피소드도 반복됨이 없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일본작가의 평역을 다시 번역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우리에겐 이런 서브텍스트가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드래곤 볼 같은 재창작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것이다.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일단은 우리나라의 옛글이 번역되어야 하고 동서양의 숨은 책들이 많이 번역되길 바란다. 그럴려면 독자들이 이런 책을 많이 읽어 주어야 한다. 베스트셀러만 고집하는 독서 행태는 우리의 지성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