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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한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다.역사에 주인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한 자는 이름을 남기지만 실패한 자는 악명만을 남길 뿐이다.작가는 한 실패자에게 경배를 보내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가 30대 초에 생애 두 번째로 쓴 책이라고 한다. 그래선지 로마인 이야기에서처럼 물 흐르듯 편안한 문체도 아직 갖추지 못했고 인생의 황혼에 서서 관조하는 원숙한 시각도 없다.작가 자신의 말처럼 빠르게 더 빠르게 체사레 보르자처럼 앞으로만 달려나간 책이 아닌가 싶다. 이탈리아사에 밝지 못한 사람이 무리없이 읽기엔 어려움이 따른다.숱하게 반복되는 지명과 인명들이 생소해서 읽으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했다.작가는 당시 경륜이 짧아서였을까, 작가의 생각을 애써 숨기면서 글을 쓴 느낌이 든다. 강한 것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시오노 나나미답게 이 강철같은 의지의 사나이가 실패한 사실이 못내 아쉬웠던 것 같다.하지만 실패자는 실패자일 뿐. 그의 몰락은 허무하기가지 하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혹은 나쁜인간으로 기억하고 있는 한 인간의 고뇌를 들여다보기에는 당시 작가가 너무 젊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탈리아사의 이면을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책이 일본에서는 삼십년전에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나 부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