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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투 유마 - 3:10 to Yum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서부 아리조나에서 소를 키우는 댄 에반스(크리스챤 베일)는 가장으로서 하루하루 무너져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댄은 남북전쟁에 북군으로 참전해 한쪽 발을 잃었지만 아내와 두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빚을 지고 가족의 행복을 지키지 못할 위기에 처한 남자입니다. 두 아들과 함께 소를 방목하러 갔다가 댄은 우연히 현금호송마차가 무장강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신의 손"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악당 벤 웨이드(러셀 크로우) 일당에게 들킨 삼부자는 부상 당한 현상금 사냥꾼 바이런(피터 폰다)만 구해 마을로 데려갑니다. 먼저 마을로 들어와 있던 벤 일당은 유유히 볼 일 보며 즐기다가 그만 벤이 체포되고 맙니다. 사실 충분히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왠일인지 벤은 스스로 잡혀주는 듯 합니다. 알고 보면 그도 그럴 것이 벤 스스로도 충분히 곤경을 빠져나갈 만큼 신출귀몰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벤의 일당들이 그를 그냥 잡혀가게 둘 리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작은 마을 비스비엔 기차가 없습니다. 이웃의 컨텐션으로 벤을 데려가 3시10분 유마행 기차에 태워야 합니다. 호송할 사람이 부족한 은행측이 돈을 걸고 빚을 갚기 위해 댄이 자원합니다. 벤의 일당들이 따라붙는 가운데 일행은 벤을 호송합니다. 벤은 신출귀몰한 솜씨로 탈출했다 다시 잡히는 등 일행을 농락하는데 왠지 댄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댄은 우여곡절 끝에 컨텐션의 벤을 데리고 호텔에 도착합니다만 기차역으로 가는 길엔 돈을 보고 몰려 든 악당들이 빈틈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서부극이 사라진 시대란 아버지가 사라진 시대입니다. 영화 속 댄의 모습은 21세기를 사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벤은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상실감 속에서 전지전능의 악당으로 자란 인물입니다. 벤은 강하지만 채울 수 없는 빈구석을 가진 사내입니다. 벤에겐 강한 책임감을 가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벤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댄에게서 봅니다. 모처럼 연기 잘하는 두 배우가 펼치는 스릴 넘치는 서부영화 한 편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