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의 첫사랑 - The Student Prince in Old Heidelber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칼스버그 왕실은 재정적인 문제에 처해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돌파구는 있습니다. 황태자가 어릴 때 돈 많은 이웃 나라 노스 하우즌의 요한나 공주와 정혼한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잘 생기고 씩씩한 황태자 칼(에드먼드 퍼덤)은 유럽왕실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인간미가 부족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약혼식에서 지나치게 뻣뻣하게 굴다가 요한나 공주에게 퇴짜를 맞습니다. 황제인 할아버지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황태자에게 부드러운 인성을 가르치고자 고심합니다. 황제는 개인교수의 추천을 받아들여 대학촌인 하이델베르그로 유학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하이델베르그로 온 황태자 일행은 300년 전통의 여관에 짐을 풉니다. 여관엔 여관 주인의 조카딸 캐시(앤 브라이스)가 대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칼은 고압적인 자세로 미모의 캐시를 유혹하는데 씩씩한 캐시는 황태자의 신분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대합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당당한 청년문화로 가득 찬 도시의 분위기에 점점 빠져든 황태자는 캐시의 충고에 따라 평민들만 가입할 수 있는 합창단에 들어가 신분을 잊고 인간적인 우정을 쌓아갑니다. 황태자가 변해가면서 끈질긴 구애를 뿌리치기만 하던 캐시도 마음을 열고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두 사람이 파리로 도망치기로 한 날, 칼스버그의 수상이 찾아와 황제가 위독하다고 전합니다.
 칼스버그로 돌아 간 칼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황제가 됩니다. 왕실과 국가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칼은 눈물을 머금고 요한나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노스 하우즌으로 향합니다. 칼은 기차가 하이델베르그를 지날 때 정차시키고 캐시를 만납니다. 도시도 그대로고 사람도 그대로건만 두 사람은 영원한 추억만을 맹세한 채 아픈 이별을 고합니다.
 황태자의 첫사랑은 소설과 오페레타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오페레타를 그대로 화면으로 옮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명테너 마리오 란자가 부르는 축배의 노래 "Drinking Song"이 매우 유명합니다. 엠파스에서는 음원을 구할 수 없어 호세 카레라스의 음성으로 듣습니다만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뚜껑 달린 쪼끼에 맥주를 따라 떠들썩하고 유쾌하게 건배하고 마시는 장면은 맥주와 대학의 도시 하이델베르그의 상징입니다. 영화를 보면 맥주 생각이 절로 나지요. 다소 유치할 지 몰라도 낭만이 넘치는 대학촌의 문화와 애절한 첫사랑의 아픔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기는 고전뮤지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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