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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비즈니스 - Monkey Busin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 기업의 연구책임자인 바나비(캐리 그란트)는 일에 몰두할 때면 만사를 잊어버리는 사람입니다. 두꺼운 안경을 벗으면 거의 장님에 가까운 사람이고 재미라곤 없는 중년남자입니다. 굳이 얘기하자면 천진난만한 점이 유일한 매력이랄까요. 바나비는 연구실에서 '젊어지는 약'을 만들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런 남편을 아내 에드위나(진저 로저스)는 무한한 포용력으로 내조합니다.
어느 날 바나비가 잠시 연구실을 비운 사이 실험용으로 키우는 에스더란 침팬지가 우리를 나와 화학약품들을 마구 섞어 정수기에 부어놓는 일이 발생합니다. 영문을 모르는 바나비가 돌아와 자신이 만든 약품을 직접 마셔 시험합니다. 약품을 마시고 정수기의 물을 마시는데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시력이 회복되고 기분까지 젊어집니다. 마음까지 20대로 돌아간 바나비는 미모의 사장 비서(마릴린 몬로)와 스포츠카를 몰고 시내를 질주하고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등 난리를 피웁니다. 약효가 떨어지자 제정신을 차린 바나비는 정수기 물의 효능을 알 리 없어 자신의 실험이 성공했다고 믿습니다.
비록 약효 때문이긴 하지만 바나비가 미모의 비서와 놀러 다닌 사실을 안 아내 에드위나는 약간의 질투를 느껴 자신도 약을 마십니다. 물론 바로 정수기의 물도 마시지요. 이번엔 에드위나가 신혼 시절의 아가씨로 변신합니다. 에드위나는 놀라운 체력과 정열을 회복해 남편을 괴롭힙니다. 신혼시절의 호텔을 찾은 두 사람은 밤 늦도록 춤을 추고 첫날밤의 추억이 어린 호텔방으로 갑니다. 그런데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그 시절로 돌아간 에드위나가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바나비는 방에서 쫓겨납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다음날 다시 실험실로 온 에드위나와 바나비는 정수기 물로 커피를 타 마시는데 이번엔 그 양이 많습니다. 바나비와 에드위나의 소동을 전해들은 사장은 이사들을 소집해 약품의 성공을 알리고 비법을 사려 하는데 데려 온 두 사람은 완전 10대 소년 소녀의 행동을 합니다.
하워드 혹스 감독의 "몽키 비즈니스"는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메디' 영화입니다. 뒤죽박죽 엉킨 에피소드에 빠르고 재치있는 대사가 오가는 로맨틱 코메디죠. 늘 잘 생긴 신사역만 주로 맡던 캐리 그란트의 코믹 연기와 어릴 적 춤과 노래로 일세를 풍미했던 진저 로저스의 빼어난 개인기가 돋보이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자식도 없이 무덤덤한 중년을 보내던 부부가 회춘의 묘약을 마시고 일시적으로 젊어져 과거의 가슴 뛰던 로맨스를 재연하는 연기는 지금 봐도 일품입니다.
내용은 말도 안 되고 유치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주는 느낌이 유쾌하고 행복합니다. 실제 중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보니 더욱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