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이비 샤워
야마다 아카네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세계최저의 출생율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왜일까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나라가 가장 극심한 가족붕괴를 겪는다는 이 모순은 도대체 어디서 유래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정형화된 가족개념이 주는 부담 때문은 아닐까요? 아무래도 제 어설픈 추측이 맞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걸 보면 말이죠. 이 소설을 읽으니 그 원인이 좀 보이는 듯 합니다.
야마다 아카네의 "베이비 샤워"는 새로운 가족개념을 정립하기 위한 하나의 사고실험입니다. 마흔을 코 앞에 둔 한 여자가 아이를 갖고 싶어합니다. 이제 곧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나이가 가까워 오자 여자는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을 떨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보통의 주부로 남은 생을 살고 싶진 않습니다. 가족 없는 아이를 원하는 그녀의 꿈은 이루어질까요?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는 21세기라면 새로운 가족개념이 만들어져야겠지요. 타조는 공포에 사로잡히면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다고 공포의 대상이 사라지지 않겠지만 우선 시야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거겠죠. 어쩌면 우리 현대인들도 타조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모든 통계 수치는 급격한 가족붕괴를 보여주는데 애써 모른 척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가족개념으로 인류의 유전자를 보존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매우 의미있는 소설임에 분명합니다. 어떤 배경을 가지고 어떻게 만들어졌든 잉태된 생명은 다같이 소중하다는 소설의 철학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