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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ㅣ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나는 이 책에서 자유에 관한 아주 간단명료한 단 하나의 원리를 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인간사회에서 누구든-개인이든 집단이든-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유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1859년 출간된 책입니다. 당대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자유와 민주주의 정치의 기본원리를 가장 명료하게 밝힌 명저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은 논문 혹은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책은 적은 분량과 쉬운 문장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자유론>의 핵심주장은 '자유의 기본원칙one very simple principle'이라 부르는데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밀은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의 제목인 '다양한 시선'과 일맥상통하는 말이죠. 밀은 옳은 의견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잘못된 의견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억압하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이 억압받는 상황에서는 개별성이 꽃필수 없고 인간은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결과와 관계없이 각개인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자기 삶의 방식 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150 여년 전 출간된 이 책이 던진 문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절실하다는 사실이 서글픕니다. 밀이 책을 쓸 당시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개별성이 억압 당하고 있었고 대중여론과 대중교육에 의해 개인의 의사가 좌우되는 몰개성적인 경향이 강했다고 합니다. 밀은 그런 시대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지금도 비슷한 분위기죠. 인터넷의 발달이 개인의 의사표현을 더욱 자유롭게 만든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론 다수라는 이름으로 혹은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며 마녀사냥식 사적(私的) 재판행위까지 일삼는 폐단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치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처음 태동되던 시기의 혼란을 보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여전히 유용합니다. 당시의 시대정신에 충실하여 서구문명우월론에 입각한 기독교적 사고방식을 바탕에 깔고 이론을 펼친 점은 유감이지만 그 밖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살아있는 고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