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내용>

서양의 천사, 동양의 선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인간 세상은 아스라이 멀어져……

오늘날 비행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인류의 발명품인 비행기를 타고 얼마든지 구름 위를 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비행이 상상의 나래를 단 것보다 더 많은 곳을 여행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시대마다 비행과 관련된 놀라운 일들이 있어왔다. 과거의 시도들이 중력을 극복하였는지, 단지 계획에만 머물렀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시도에 한결같이 날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날개를 잃은 인류가 멀리 하늘 밖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한시도 놓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심리학자 칼 융은 UFO는 인류의 집단 잠재의식 속에 있는 ‘환상’이며, 이 잠재의식은 의식의 심층에 머물러 있으면서 비행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고 했다.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비행’은 미학적, 시적, 형이상학적인 것이므로 마음속 날개를 고이 간직해 두어야만 창공을 마음껏 날며 영원히 타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은 바로 이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예술 속에서 살아간다!!
사람들은 흔히 예술이란 예술가들만의 것이며,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먼 고급 문화, 또는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라고 여긴다. 그러나 아무리 심오한 예술이라 해도 그 근원은 우리 주변의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생활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누구나 예술 속에서 살아간다. 다만,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알아보는 눈과 그것을 느끼는 마음이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예술과 생활’ 시리즈는 ‘몸’, ‘집’, ‘음식’이라는 주제에 이어 ‘비행’, ‘마법’, ‘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류의 꿈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소개하고 있다. ‘몸’, ‘집’, ‘음식’이라는 주제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삶’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면 ‘비행’, ‘마법’, ‘책’이라는 주제는 인간의 ‘꿈’에 관한 것이다. 먹고, 마시고, 자고, 움직이고, 보고, 듣고, 만지는 우리 삶의 모든 것들이 예술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 발이 닿지 않는 곳, 몸으로 경험할 수 없는 이상, 동경, 꿈의 세계가 어떻게 예술과 맞닿아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책목차>

비행의 시적 정취
천사의 날개
날개 달린 사람
비행은 영혼의 일이다: 다 빈치 그리고 그의 조류 비행과 비행기 연구
비상과 배회
하늘에 떠다니는 문자: 문학과 비상의 은유
생택쥐페리의 마지막 비행
공중에 조금만 더 떠 있자: 라르티그 사진 속의 비상
새의 음악
만호의 비행
예술과 부유
비행의 기호
손오공의 새로운 세상
연날리기 


<책본문>

비행은 영혼의 일이다 비행, 예술을 꿈꾸다
다 빈치 그리고 그의 조류 비행과 비행기 연구

다 빈치가 비행 연구 노트를 처음으로 기록했을 때인 1505년은 그가 피렌체에 돌아온 지 5년이 흐른 후였다. 그는 1482년 피렌체를 떠나 밀라노에서 거의 17년간 살았다. 이 시기에 그는 [최후의 만찬]을 그렸으며 밀라노 성주를 위해 전쟁 무기도 건조해 주었다. 그리고 1505년, 그는 비행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 다 빈치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새의 비행 자세를 관찰했다. 산 위에 올라 어마어마한 양의 연구 기록을 남겼으며, 그 내용은 새의 비행 기술에 대한 연구와 기록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때 연구의 성과는 그가 남긴 [노트L](1497~1504년), [노트 K](1503~1505년), [새의 비행 연구 수첩](1505년) 세 권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다 빈치는 노트 안표지에 그가 설계한 비행기의 첫 번째 시험 비행 계획을 적어 놓았다. 이 기록은 다 빈치가 이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인물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당시 사람들은 인체와 비행 간의 연관 관계를 날개를 가진 천사의 형상에만 국한시켰지만 다 빈치는 이미 어떻게 해야 인류가 날아오를 수 있을지를 연구했기 때문이다.
[노트K]에는 두 가지 연구 내용만 기록되어 있다. 하나는 풍력을 이용해 전환과 수평 동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바람 없이 날갯짓만으로도 비행이 가능한 기계 상태와 기계 원리에 대한 것이다.
젊은 시절 다 빈치는 이 두 가지 내용을 모두 연구했다. 하지만 당시의 연구들은 모두 기계적인 것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노트K]를 작성하던 시기에는 기계와 비행 상태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으려 노력했다. [노트L]을 보면 다 빈치가 얼마나 상세하고 단계적인 계획을 세웠는지 잘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새에 대한 연구를 보면, 모두 네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는 날개를 펄럭여서 비행을 하는 방법, 둘째는 풍력을 이용해 비행을 하는 방법, 셋째는 새·박쥐·어류·곤충 그리고 다른 생물들의 일반적인 비행 연구, 넷째는 기계의 동작이다.
새의 자연 비행 현상과 기계 원리에 대한 연구는 [새의 비행 연구 수첩]에 일부가 완성본으로 정리되어 있다. 비록 다 빈치의 기록들이 연속성이 없다고 해도 [새의 비행 연구 수첩]에 있는 두 부분의 내용은 분명히 알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일부는 날갯짓을 통한 비행이며, 나머지는 바람 속에서 수평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 두 부분의 자연 비행 동작에는 모두 기계와 설비의 초안이 그려져 있으며, 이 설계는 모두 새의 비행 동작을 모방해서 만들어졌다.
여기에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이전에 진행했던 연구와 마찬가지로, 다 빈치는 비행기를 위해 날개를 펄럭이는 동력 문제와 날개로 공기를 가르는 유연성 문제에 대해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 본문 중에서) 


<저자, 역자>

편저자 : 쉬레이
1963년 장쑤 성에서 태어나 난징예술대학(南京藝術學院) 미술과를 졸업했다. 현재 중국예술연구원 창작연구센터에서 근무하며 베이징 진르(今日)미술관 예술총감독을 겸하고 있다. 쉬레이는 자신만의 철학과 고아한 성품으로 신비하고 환상적인 경지의 예술을 창조했고 현대 예술에서 신인문주의의 위상을 높였다. 회화와 관련된 저서에서 보여준 그의 수려한 글 솜씨는 예술 평론과 저술에서도 발휘되어 ‘유쾌함에서 시작해 지적인 통찰로 매듭짓는다.’ 그가 편집을 책임진 [명작(經典)] 시리즈는 역사와 현대, 예술과 삶, 꿈과 창조에 대한 시각적이고 종합적인 인식이 담겨 있다. 대표 저서로는 [중국 유명 화가 작품집(中國名畵家精品集)], [공성기-대영총서(空城記-對影叢書)](공저), [미국 국회 도서관 아시아관 2008 문화 교류 프로젝트 전집(美國國會圖書館亞洲館2008文化交流項目專集)], [거장의 문(超凡者之門)], [몽환의 피안(夢幻的彼岸)] 등이 있다. 

역자 : 이영주
충남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 국제회의 통역 과정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로마시대 생활과 종교』『잃어버린 세계(잉카문명)』『게임이론으로 본 처세술』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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