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내용>
인류와 함께 시작된 역사를 뒤흔든 동서양의 성性 이야기!!
성 스캔들은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예로부터 성 문제는 인류와 따로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때로는 역사적인 불운을 초래하기도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인류 사회는 성 스캔들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여러 차례 겪어 왔다.
3천 년 전, 에게 해에서는 9천 척의 전함과 수십만 명의 군사가 동원되어 10년 동안 전쟁이 치러졌는데 바로 이 전쟁이 우리가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이다. 이 전쟁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aris)와 스파르타(Sparta)의 왕비 헬레네(Helen)가 사랑의 도피를 했기 때문이었다.
3백여 년 전 중국 명나라 북방 지역의 군사 요충지에 주둔하던 오삼계(吳三桂) 장군에 얽힌 일화도 있다. 만주족의 청군(淸軍)이 변방에서 대규모로 집결하여 세력을 떨치며 위협하고 있을 때, 오삼계는 사랑하는 연인 진원원(陳圓圓)이 북경에서 이자성(李自成)의 농민 반란군에게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했으나 결국 사랑 때문에 마음을 바꿔 청군과 결탁했고 만주족이 중국을 차지하도록 도왔다.
이 밖에도 남동생이자 남편인 프톨레마이오스 13세를 밀어내고 이집트의 왕이 된 클레오파트라는 사랑으로 침입자를 사로잡았으며, 고금을 막론하고 중국에서 가장 독보적인 여황제로 군림한 측천무후는 자유로운 성생활을 통해 남권 사회에 도전했다. 그 외에도 성 스캔들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고 한 나라가 망한 예는 무수히 많다. 이렇듯 성 스캔들은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어쩌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스캔들은 다 실현가능한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 온 문제는 인류의 기원에 관한 것이고, 그다음 논쟁거리가 바로 '성(性)'에 관한 것이다. 인류는 일찍이 선사 시대부터 성 문제와 관련한 약탈, 다툼, 살인 등의 온갖 악행을 저질러왔으나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감춰지면서, 지금은 사회 각 방면에서 상처처럼 짓무르고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저자는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마주하고자 역사 속의 성 이야기들을 이 책에 적나라하게 펼쳐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 최초로 성과학을 제창한 저자는 이 책에서 아주 먼 옛날의 성기 숭배 사상부터 중세와 산업화 시기의 성 문화까지 동서고금의 성에 관한 다양한 일화들을 고증된 자료와 함께 흥미진진하고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책목차>
추천의 글_ 류사허
들어가는 글_ 성 스캔들은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1. 유아 시기: 세상은 당신의 걸음마를 응원한다
조상을 추억하다
바다를 추억하다
인류의 혁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여성은 문명의 선도자인가
누가 여성을 괴롭혔는가? 신 아니면 그녀 자신?
2. 유년 시기: 몽롱한 시와 같은 꿈
선조를 만나는 생명의 문
태양신과 만물의 근원
최고의 신에게 바치는 큰절
유럽 대륙을 군림한 프리아포스
세계를 품에 안은 최상의 종교
가장 아름다운 것을 신에게 바치다
3. 활기 넘치는 시기: 우리는 아직 거짓말을 배우지 못했다
정치적 필요: 고대 중국 정부는 대중의 성생활에 동참했다
정치적 필요: 로마 정부는 집단 성행위자를 엄격하게 처벌했다
음탕함이 도를 넘어 성인도 천하를 감당하기 어렵다
음란함은 큰 죄가 아니며 천지 만물의 중심을 벗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유형: 아테네 개혁자들은 방탕한 생활을 위한 편의를 제공했다
또 다른 세상: 이성을 그리워하는 중국 여인들
4. 책임감을 깊이 느끼다: 교활해진 인류
역사가 알려 주는 나쁜 사례: 중국 편
역사가 알려 주는 나쁜 사례: 로마·유럽 편
황하 강변에서 생겨난 사회 통제론
메소포타미아에서 온 계시록
5. 질서를 요구하다: 남자들만 이렇게 말한다
여자란 무엇인가
성은 왜 죄악으로 변했을까
중국 남녀의 금욕 고행 1
중국 남녀의 금욕 고행 2
욕정에 불탄 로마에 팔레스타인의 성수聖水를 뿌리다
성수로 서양을 물들이다
6. 암흑의 중세기: 문화와 진통제
홍등가: 섹스 없는 쾌락의 섬
하수도, 배수문 그리고 희생양
낭만적인 사랑과 누드 예술
방중술과 에로틱 문화
7. 산업화의 장점은 무엇일까: 서양인들이 먼저 경험하다
미국: 청교도 금욕주의의 본보기를 보여 준 나라
미국: 성 혁명은 무엇을 가져왔을까
산업화는 어떤 모습일까
8. 화해: 남자와 여자의 해후
<책본문>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 7세는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의 딸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을 태양신의 딸이라 부를 만큼 빼어난 미모에 우수한 교육을 받으며 자란 덕분에 각종 외국어에 능통하고 지혜와 재능이 출중해서 천부적인 조건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기원전 51년, 국왕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왕의 자리에 올랐으며 남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여 두 사람이 공동으로 집정했다.
하지만 얼마 후 두 군주 사이에서 내분이 일어나 클레오파트라는 시리아로 쫓겨났다. 기원전 48년, 클레오파트라는 시리아에서 군대와 결탁하여 이집트의 왕위를 되찾을 준비를 했고, 프톨레마이오스 13세는 파르살루스에서 전투 준비를 하며 적의 침략에 대비했다.
양측의 전세가 매우 긴박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였다. 당시 쉰다섯 살의 막강한 통치자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자신과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는 폼페이우스의 군사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고, 도망가는 그를 쫓아 이집트로 들어갔다. 프톨레마이오스 13세는 카이사르의 도움을 얻기 위해 신하 포티누스를 시켜 폼페이우스를 유인해서 죽인 다음 그의 머리를 베어 카이사르에게 바쳤지만 카이사르의 환심을 사는 데는 실패했다. 카이사르는 로마인인 폼페이우스가 다른 민족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장차 누가 이집트의 통치자가 되든지 간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이집트가 로마에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만 하면 곧바로 로마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래서 카이사르는 이집트의 내분에 대해서 처음부터 중립을 지키거나 무관심했다.
이처럼 중대한 순간이 닥치자 클레오파트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기원전 47년 3월 스물한 살의 클레오파트라는 시리아의 본거지를 떠나 바다를 통해 유유히 실리시아의 타르수스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녀는 목욕을 깨끗이 하고 하녀를 시켜 몸에 향유를 바른 다음 담요로 몸을 감쌌다. 담요에 싸인 클레오파트라는 하녀의 손에 들린 채로 자신이 곤경에 처하기를 바라던 포티누스의 앞을 지나 당당하게 카이사르의 병영으로 들어갔다. 담요가 서서히 펼쳐지자 호색한 카이사르는 눈앞에 나타난 클레오파트라의 매혹적인 자태에 넋을 잃었고 차마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쩔쩔매면서 여왕에게 구애했다. 그러고는 곧장 나일 강으로 가서 2개월 동안 밀월여행을 즐겼다.
이렇듯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자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포티누스는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집트의 막강한 해병대를 앞세워 4천 명밖에 되지 않는 카이사르의 로마군대를 포위한 것이다. 카이사르는 현저한 세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력을 다해 공방전을 치렀다. 3개월간의 치열한 전투에서 카이사르는 하마터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뻔했으나 다행히 때마침 도착한 로마의 지원군 덕분에 전세는 역전이 되었다. 결국 이집트 군대는 전멸했다. 포티누스도 살해되었고 프톨레마이오스 13세는 전쟁의 패배로 소란한 가운데 익사했다. 혼란이 진정된 후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의 왕위를 독점했고 카이사르의 아들 카이사리온(프톨레마이오스 15세)을 낳았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에 로마에서 암살당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카이사르의 지휘관이었던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실리시아에서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로마를 배반한 경위를 규명하려고 했다. 서슬이 퍼렇던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와 마주했던 단 한 번의 대면에서 바로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고 이들의 비극적인 사랑은 시작되었다. 기원전 37년 두 사람은 마침내 이집트에서 결혼을 발표했다.
당시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흠뻑 빠져 있어서 로마 동부 지역의 일부를 이집트 연인에게 바치려고까지 했다. 로마의 원로원은 즉각 격앙된 반응을 표출했고 외부에 출정을 나가 있던 안토니우스를 '조국의 원수'라고 선언한 동시에 클레오파트라에게 선전 포고했다.
(/ 서문 '성 스캔들은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중에서)
<저자,역자>
저자 : 리수충
작가이자 인문학자로 자연과 문명, 생태, 성(性), 죽음, 운명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요 저서와 역서로는 [성문화사(性文化史綱)], [죽음의 간략사(死亡簡史)], [동서양의 목욕 문화(東西方沐浴文化)], [사마천전(司馬遷傳)],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Ideology and Utopia, K. Mannheim 저)] 등이 있으며 모두 20여 권을 출간했다. 중국 최초로 성과학을 제창했고 성과학 학술 자료를 총망라한[성과학 총람(Handbook of Sexology, J. Money & H. Musaph 저)]의 번역을 주관했다.
역자 : 주은주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중국어 강사를 거쳐 드라마 등 영상 번역 분야 통번역 활동을 하였다. 최근에는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고대로의 여행(출간예정)]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