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내용>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영화감독 36인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이 공개되면, 당사자는 극구 부인하거나 그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곤 한다. 거짓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이거나 그러한 말이 나올 만한 근거가 존재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 안에서도 이러한데, 술 파티와 마약, 캐스팅 카우치(잠자리를 제공하고 배역을 얻는 것으로 요즘 표현으로 성 상납에 해당)가 만연한 세계, 영화의 심장 할리우드는 어떨까.
초기 시절부터, 영화감독들은 캐스팅, 스태프, 영화 스토리 등에서 엄청난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독재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막강한 힘을 휘두르던 이들 덕분에 걸출한 수작이 많이 탄생했고 그에 따라 위대한 감독들에 대한 일화도 끊이지 않고 생겨났다. 고압적인 독재자 세실 B. 데밀 감독으로부터 대중선동가 스파이크 리 감독에 이르기까지, 감독들은 항상 부하들을 위협하고 경쟁자들과 불화를 일으키고 소송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십계]를 감독했으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삶을 살았던 데밀은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무색케 한다. 아내 콘스탄스와 50여 년을 살았지만 외도를 멈추지 않았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여배우 줄리아 페이와 시나리오 작가 제니 맥펄슨을 자기 사무실 옆방에 두고 은밀한 관계를 즐겼다.
무성영화의 전설 채플린은 독재적이고 고압적인 반면 불안과 괴상한 공포로 어지럽게 얽혀있는 사람이었다. 한 예로 고무는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서 고무로 만든 모든 물건을 무서워했는데 그런 이유에서 콘돔도 사용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평생 많은 여자에게 원치 않은 임신을 시켰던 것 같다.
서스펜스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은 짓궂고 기괴한 장난으로 유명했다. 키가 작은 배우에게 아동용 양복을 선물하고, 음식을 모두 (파란색) 마티니로 씻어내 파랗게 만들어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역겨움을 느끼게 하고, 복부 수술로 인해 배꼽이 없는 만질만질한 배를 보여줘서 여배우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여겨졌던 전설적인 애니메이터 디즈니는 자유주의자들을 불신하고 유대인을 혐오하며 직원을 박대하는 사악하고 괴팍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전 세계의 독재 거물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말콤 X]의 감독으로 유명한 스파이크 리는 독일의 빔 벤더스 감독, 전미소총협회(NRA) 회장이자 전설적인 배우 찰턴 헤스턴, 인디영화계의 또 하나의 천재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같은 백인들뿐만 아니라, 아프리칸 아메리칸 영화감독 매티 리치, 배우 윌 스미스와 우피 골드버그 등과도 트러블을 일으킨 싸움닭으로도 유명하다.
[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는 이 외에도 할리우드 황금기의 간과된 감독들, 전설적인 거물 제작자들, 저예산 영화의 대가들, 장르영화의 대가들, 간과된 여류 감독들,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유명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실어 흔하게 언급되진 않지만 인류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위대한 인물들도 소외시키지 않는다.
<책목차>
들어가는 글
데이비드 워크 그리피스
세실 B. 데밀
찰리 채플린
존 포드
하워드 혹스
-오스카 미쇼 외 할리우드 황금기의 간과된 감독들
프랑크 카프라
알프레드 히치콕
루이스 부뉴엘
월트 디즈니
-루이스 B. 메이어 외 전설적인 거물 제작자들
레니 리펜슈탈
엘리아 카잔
구로자와 아키라
오손 웰즈
잉마르 베리만
-에드워드 우드 주니어 외 저예산영화의 대가들
페데리코 펠리니
로버트 알트만
샘 페킨파
스탠리 큐브릭
세르지오 레오네
-돈 시겔 외 장르영화의 대가들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로만 폴란스키
우디 앨런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브라이언 드 팔마
-앨리스 가이 블랑쉐와 그 외 간과된 여류 감독들
베르너 헤어조크
마틴 스콜세지
조지 루카스
데이비드 린치
올리버 스톤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킹과 그 외 영화감독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
페드로 알모도바르
코엔 형제(조엘 코엔, 에단 코엔)
스파이크 리
쿠엔틴 타란티노
<책본문>
유령의 속삭임
베리만의 영화 중에는 영혼의 세계를 다룬 영화들이 많다. 그러니 감독 자신이 유령을 믿는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사실 그는 스웨덴의 그의 집에 판사 유령과 구두수선공 유령이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리만은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한번은 그가 바다를 바라고 보고 있을 때 어머니 유령이 나타나 자기 뒤에 서 있었다고 굳게 믿었다. 베리만은 또한 자신도 언젠가 유령이 되어서 산 사람들을 따라 다니게 될 거라고 예언했다. 친구 라스 로프겐과 함께 스톡홀름에 있는 '로열드라마틱시어터'를 방문한 날 베리만은 모여 있는 영혼들과 교감하기 위해 갑자기 대화를 멈췄다. "모두 여기 모였군." 베리만이 쉰 듯한 목소리로 거창하게 말했다. 극장이 들어서기 이전에 거기에 살던 사람들의 영혼이 여전히 그 주위를 맴돌며 떠나지 않고 있다고 베리만은 생각했다. "언젠가 우리도 저들과 함께 할 거야" 베리만이 엄숙하게 말하며 자리를 떴다.
(/ '잉마르 베리만' 편 중에서)
<저자,역자>
저자 : 로버트 쉬네이큰버그
로버트 쉬네이큰버그는 [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외에 다수의 논픽션 소설을 썼으며 현재 브루클린에 살고 있다.
역자 : 정미우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영상 번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피아노], [데미지], [마이키 이야기], [나홀로 집에], [허드슨 호크], [사운드 오브 뮤직], [더치], [데드맨 워킹], [엠마], [에버 에프터], [업 클로즈 앤 퍼스널], [디아볼릭] 등 수많은 영화를 번역하였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에서 영상 번역 강의를 하고 있으며 (주)엔터스코리아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우울한 가정주부], [아이들을 위한 동화]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