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서 기획자로 살아가기
박광일 지음 / 행복을주는사람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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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땅에서 무엇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살아가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들과의 관계로써 '나'를 기억하지 않을까.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선배/후배, 누군가의 직원 등. 사실 그런 관계를 우리는 휴대폰이나, 메신저의 주소록의 그루핑(Grouping)을 통해서만 기억해 내기 쉽다. 결국 그런 직관적인 나열이 바로 내가 속한 관계들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말해주는 지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한 생활이 나태해지고, 목표를 잘 못잡고 있던 터라, 좋은 자극이 될거라는 기대로 찾아갔던 세미나에서 저자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자칭 '터프가이'다. 하지만, 세미나를 통해서 만나 본 그는 사실 절대 문자 그대로의 터프가이는 아닌 듯 하다. 오히려 감수성이 여리고, 남한테 싫은 소리 잘 못하고, '좋은 인상'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이 된다. 그의 입을 통해서도, 그의 책을 통해서도 소개된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직업의 경험이 그가 기획자로 살아가고 있는, 그래서 그러한 직접 현장 실무를 통해서 작성한 책이 '이땅에서 기획자로 살아가기'이다.

기획, 그것도 특히 웹사이트 기획에 관한 A~Z까지의 대부분의 방법론을 직접 작성하였다. 그의 웹사이트 제작과 기획에 관련된 철학도 살짝 엿볼 수 있었으며, 기획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하는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또한, 늘 문서의 홍수에 살고 있는 기획자들, 특히 초보 기획자들을 위한 아주 세심한 배려들이 눈에 띄게 많이 진열되어 있다는 점이, 웹사이트 기획과 관련된 이렇다할 실용서가 많지 않은 현 시점에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 믿는다.

아쉬운 부분은 오ㆍ탈자가 꽤나 많아, 조금 더 세심했으면 하는 점과, 눈높이가 대체적으로 1~3년차 가량의 기획자에게 Focus가 되어 있고, 웹2.0과 같은 최근의 트랜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전문적으로 읽힌다기 보다는 블로그형태의 글들을 거의 여과없이 편집해서 너무 구어체 형식이 아닌가 하는 좀 딱딱한 시선도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획자라는 사람 또는 직무가 갖는 매력적인 부분들을 생생한 현장의 경험들을 통해서 즐거운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독자에게 분명 긍정적 강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솔직히 너무 많은 Know-How를 이렇게 버젓이(?) 공개해서 걱정되기도 하지만, Process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Mind가 중요한 부분이므로 그에게 딴지는 걸지 말아야겠다.
그래도 이거 살짝 천기누설의 분위기인데.. ^^

http://www.sig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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