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 그는 어떻게 청중을 설득하는가?
김경태 지음 / 멘토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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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 김경태
★★★★★

어설픈 프리젠테이션 첫 경험?
우리들 대부분의 최초의 프리젠테이션은 아마 '무슨 무슨 발표'로 제 자리에서 일어나서 준비된 작문을 읽어내려가던 자리가 아니었을까. 원고가 준비되어 있고, 청중이 있었고, 어떤 '감동'이나 '설득'을 목적으로 쓴 글짓기 글을 같은 반 학우들에게 읽어내려가던.

그리고, 지금이야 많이 바뀌었지만, 대학교 1~2학년 때 전공과목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프리젠테이션은 아무래도 그나마 프리젠테이션의 영역에 최대한 근접한 버젼이었을게다. 대학교 3학년 때인가,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었는데, 'Despite having an anti-drug hit song "The Dandy Warhols" do not have an image of Puritans?'라는 미국 밴드 댄디워홀의 한 노래가 지닌 의미를 분석하는 주제였다. (오래간만에 그때 했던 PPT를 열어보며 잠시 감상에 젖는..-_-;;)

2000년도에 PPT의 화려함과 설득력에 매료되었던 나는 대부분 모든 문서를 PPT로 작성하였고, 챠트와 그리기가 숙달되면서부터 애니메이션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위의 프리젠티에션 역시 쓸데없는(!) 애니메이션과 사운드로 완전 무장을 해서 PT를 진행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모르기 때문에 용감했던' 시절이었지만, 오히려 새롭게 보여졌던 부분은 슬라이드의 내용이었다.

슬라이드 한 장에 문장은 거의 없었고, 단어와 구 정도로만 표현이 되어 있었고, 청중에게 질문을 유도하는 슬라이드, 강력한 Dandy Warhols의 공연화면, 제 3자의 설득 인용 등 Simple Impact가 부여되어 있었다!

내공이 쌓인 프리젠테이션?
하지만, 지금 현재 내가 작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안서와 PT용 자료들은 수 많은 단어와 문장, 그림들로 꽉꽉 한장 한장에 들어차 있다.


'우리가 가진 많은 것들을 보여줘야지', '이 이야기는 꼭 해야해', '내가 하려는 말을 분명히 슬라이드를 보고 읽고, 또 듣기까지 하니까 분명 기억할거야', '설득력있는 말들은 꼭 넣어야해', '이 프리젠테이션은 이렇게 설명이 많을 수 밖에 없어', '한장 만 더' ...
이런 마음은 이미 ppt문서 첫 장을 열면서부터 시작된다.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을 위한게 아니라 '내가' 만족스러운 슬라이드를 만들려고 애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슬라이드는 답답해 하고, 숨을 쉬고 싶어하고, 말을 하고 싶어한다. 특히 유독 IT분야의 프리젠테이션은 '말'이 많다. 슬라이드가 부가적인 요소가 아니라, 슬라이드가 필수가 되고, 화자는 슬라이드를 따라다니며 읽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나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프리젠터가 저지르는 가장 큰 과오다.

그렇다면, 이론으로 알고 있는 프리젠테이션은?
사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프리젠테이션을 위해서 과거 대학교 때 통역 강의를 2학기 정도를 수강했다. 특히 동시통역과 프리젠테이션은 무척이나 많이 닮았다. 그리고, 동시통역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1. 청중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라.
2. 최소한 하루 전에 통역부스의 위치와 주변 배치를 눈으로 보고 오라.
3. 장문을 쓰지 말고, 단문으로 끊어라.
4. 너무 많은 휴지는 청중을 불편하게 한다. 휴지를 최소화 하라.
5. 많은 정보를 적으려 하지 마라. 최소한의, 명확한 정보만 노트하라.
6. 영어가 아닌, 국어의 표현력을 길러라.
7. 상식과 견문을 넓혀라.

대부분 실제 프리젠테이션을 펼치는 목적과 방향이 동시통역과 많이 닮아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러한 충실한 가이드라인을 스티브 잡스의 치밀하기 때문에 훌륭한 프리젠테이션을 예로 들고 있다. 매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 때마다 애플의 CEO인 그가 직접 연두 연설을 하는 이유도 애플의 수 많은 구매자들에게 더 좋아진 애플의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할 수 있게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초보 프리젠터가 자주 저지르게 되는 심각한 오류와 습관, 파워포인트에만 의존하는 타성 등을 꼬집어 주고 있다.
사실 프리젠테이션은 말을 '잘'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하지만 그 잘하는 말은 분명 치밀한 구성과 드라마틱한 전개, 적절한 쇼맨쉽, 제품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수반되지 않으면 맥빠지고, 지루하고, 졸리운 프리젠테이션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분명 우리가 이론으로 기억하고 있는 프리젠테이션의 과정과 스킬을 매번 기억하고, 그렇게 표현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

프리젠테이션은 엔터테이닝이다!
Intro와 Outro. 그리고, 중간 중간에 짧막한 농담을 나도 주로 한다. 특히 Intro에서는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Issue, joke 또는 경험담 등을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용두사미라고 하듯이 대부분 마지막에 힘을 잃어버리고 만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감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이만큼 펼쳐 두었으니 원하는 것들이 있으면 집어라'라고 내가 청중에게 요구하는 적이 많다. 청중은 분명 고민하는 것을 싫어하는데도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는 이렇게 진행된다.
청중은 프리젠터가 집어주고, 이해시켜주길 원한다.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은 누구나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과 같이 적절한 쇼와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 그리고, 프리젠터의 열정과 진실함을 청중은 기억한다. 이를 위해서 프리젠테이션을 프리젠터가 먼저 즐기고, 이렇게 즐거운 생각들을 앞에 수 많은 사람들에게 즐겁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먼저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면, 우리는 분명 모든 제안과 설득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 믿는다.

프리젠테이션은 즐겁게, 그리고 신나게, 그래서 진심으로 즐겁게 웃는 프리젠터를 기억하도록 만들어보자!

http://www.sig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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