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의 사랑
에릭 시걸 지음, 정영목 옮김 / 김영사 / 1997년 12월
평점 :
절판


생을 함께 약속했던 사람이 어느 날엔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이 십 년이 지나 불치의 병을 안고 돌아온다면? 그리고,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그 사람의 주치의가 나라면?

매슈는 분자 생물학 박사이다. 마흔을 훌쩍 넘긴 그는 음악적 공감대를 오랜 동안 함께 유지해 온 아내 에비와 에비의 전 남편의 딸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20년 전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통해 알게 된 실비아가, 그렇게 사랑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어왔던 실비아가 눈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실비아는 다국적 이탈리아 그룹 회장의 아내가 되어 버린 것을 수년 전에 알았지만, 그녀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내전에서 시달리던 아프리카에서 그를 죽음에서 구하면서 그녀의 사랑을 포기해야만 했었다.

아프리카 지원 사무국에서 매슈와 실비아와의 첫 만남에서,
‘나는 숨을 멈추었다. 그녀는 말 없는 시(詩)였다. 그녀의 모든 것이 더 없이 아름다웠다. 그녀의 얼굴은 메두사와 정 반대였지만, 한 가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면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린다는 점.’
첫 눈에 실비아에 대한 사랑에 빠져버린 매슈는 그녀와 혹독한 오지 생활을 견뎌내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이 크나 큰 열정속에 아픔을 동반하고 뒤돌아서기 마련이다. 2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사람의 거리는 불과 1미터도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고 비록 입으로는 반대의 말이 튀어나오고, 머리로는 사랑하는 다른 사람이 있다고 냉정해져야한다고, 과거의 잔영이라고 믿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의 깊은 추억의 보석상자는 단음의 가슴 아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친구가 살고 있다는 다른 곳으로 와버렸다. 간간히 내리는 가랑비가 때마침 책을 다 읽고 덮어버린 내게 잊지 말아달라며 내 어깨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소설은 이내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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