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논쟁 100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한국 논쟁 100 - 강준만 엮음
★★


" 책을 읽으면서 제일 곤욕스러운 일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냈다는 혼자만의 뿌듯함을 느끼고 리뷰를 쓰기 위함인지,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인지에 대한 혼동이 오면 그 책은 내내 읽는 일이 '일'이 되어버린다. 특히, 쉽게 읽어버리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 별로 필요없는 책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읽어내려가는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 <한국 논쟁 100>은 틈틈히 짬을 내서 읽어도 읽을 수록 어렵게 접근이 되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내용을 아주 '듬뿍' 담고 있다. 하지만, '끝장을 보자'는 심정으로 읽어내려갔던 것은 강준만 교수의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나와 비슷해서였을까?

" 나는 한국 현대사 작업과 더불어 '한국ㆍ한국인론'을 총정리 해보고 싶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기존 책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전문주의의 명암'이다. 학자들이 각자 자기 전공에 따라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공의 편견' 또는 '전공의 한계'를 보여주더라는 것이다. 총체적인 '한국ㆍ한국인론'은 모든 분야를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작업이 그 공부를 위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스페셜리스트 전성시대'에 나 같은 시대착오적인 '제너럴리스트' 지망생도 극소수나마 있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믿어본다."
- 머리말

그가 말하는 한국 현대사의 논쟁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다양한 부분들을 찌르고 있다. 부부강간죄, 성매매 특별법, 양심적 병역거부, 지율, 파파라치 문화, 호주제, 고교 평준화, 대학 개혁, 서울대 이전, 이공계 기피 현상, 전교조, 학벌주의, 검찰, 김대환, 노동운동, 로스쿨, 사면, 강남, 관료주의, 지방자치, 행정수도, 동북아 균형자론, 원정 출산, 조영남, 한승조, 반(反)기업 정서, 분배, 신용불량, 종합부동산세, 과거사 청산, 국회의원 겸직, 좌파 등.. 아무래도 <한국논쟁 100>의 주된 재미는 저자의 독자적인 시각만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후좌우, 위아래 등의 입체적으로 각각의 입장을 지닌 집단들의 목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처럼 시사에 무지한 사람에게 편중된, 편협한 시각을 심어주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현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읽을 수 있게 친절하게 도와주는 셈이다.

지율 스님의 환경에 대한 목소리와 정책을 위한 목소리들, 대한민국에서의 '강남'이라는 두 글자가 지니게 되는 사회적 의미, 다시 거꾸로 되돌아 가고 있는 이 시대의 관료주의와 복지부동, 행정수도와 3불정책, 종부세 등과 노무현 대통령, 날이 지나고 해가 바뀔수록 더욱 들추어 내기 어려워 지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 등. 사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논쟁'거리들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보도자료와 인터뷰 그리고 언론의 특색있는 색깔들을 집어 넣으면서 오히려 강준만 교수는 다분히 객관적인 견지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보여진다.

그래도, 한가지 서운한 점은 문자는 해독이 가능한데, 해석이 안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좀 더 상세한 주석이나, 배경 설명이 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모든걸 웹에서 처리하려는 매우 좋지 않은 타성 때문에, 이젠 검색하는 것 조차도 귀찮아하는..ㅠ.ㅠ)

<비슷한 글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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