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 하나님이 사랑하신 자
헨리 나우웬 지음, 김명희 옮김 / IVP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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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우리 마음에 없어서는 안 될 가치를 일깨워 주는 살아있는 신호이다"   --- L'Arche 헌장 중에서 --- 

  Adam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심신 장애인과 공동체 안에 살게 되면서, 처음에는 자신과 '아주' 다른 사람으로 여긴 채 두려움과 떨림으로 시작하게 된 그 생활이,  점점 나웬 신부 스스로로 하여금 새로운 눈과 귀를 얻도록 만들고,  마침내 많은 사람을 치유하고 그들의 삶을 새로이 이해하도록 해 준 Adam의 아름다운 영을 통해 그 안에 머무르시는 하느님을 발견하게끔 한,  체험을 담은 이야기이다.   

  감동적이다.  

  가장 먼저 쿵하고 머리를 때리는 것은,  "Adam에게는 내면의 공간을 채우려는, 마음의 산란함이나 집착, 그리고 야망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Adam은 하느님을 위해 마음을 비우는 영적 훈련을 할 필요가 없었다.  소위 그의 '장애'가 그에게 이러한 선물을 준 것이다"라는 대목에서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웬 신부 자신이 보여주는,  인간이란 아무 것도 보여 줄 것이 없을 때에도 하느님의 사랑받는 존재임을 믿으라는 것에 저항하는 인간적인 분투의 모습과,  Adam이 보여주는 철저한 연약함과 의존의 길이 또한 예수님의 길임을 깨닫는 대목도 마음에 다가왔다.  

  또한, Adam이 자신의 수난을 통해 가르쳐 주는 깨달음 - 이웃들이 주위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 때에만 그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 을 통해서,  우리가 강할 때 사랑을 주고,  약할 때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으라는 혁신적인 부르심을 알게 해 주는 대목도 깊이 와 닿는다.  

  한 때,  봉쇄 수도원에서 기도만 하며 평생을 사는 사람들의 삶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어떤 일을 계기로 해서 그 생각이 깨어졌다...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나웬 신부 그 분의 얘기는 실로 또 하나의 새로운 충격이고,  심신 장애인에 대한 지금까지 나의 생각을 완전히 흔들어 놓는다.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중요한 일은 종종 잘 숨어있다'는 이 책에 나오는 말을 곰곰히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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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가장 큰 선물
헨리 나우웬 지음 / 홍성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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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자신에게 물어야 할 것은 "앞으로 남은 생애에 내가 아직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 다음 세대들을 통하여 나의 생명이 계속하여 열매를 맺을 수 있으려면, 나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 영혼의 양식 (헨리 나웬) --  

  위 구절의 글을 읽다가 문득, 지난 번에 사 놓은 이 책 '죽음, 가장 큰 선물'이 떠올라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도중에 김 수환 추기경께서 돌아가시고, 나는 명동성당에서 조문 행렬에 서 있으면서 비로소, 한 사람의 죽음이 여러 사람에게 열매를 맺게됨으로써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이 책에 나오는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참으로 귀한 체득이었다.  

  마흔을 넘어서고 어느 날 문득, 내가 2~30대에 '중년'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이제부터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하는 것에 대한 나의 답이 '죽음'이었다. 그래서 읽어보려고 사게 된 책이 퀴블러 로스 여사의 죽음에 관한 책들과 이 책이었다. 

  나웬 신부님 스스로가 직접 겪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과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며 건져 올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인데, 인간의 의존성이 갖는 의미와, 모든 인간의 하나됨이 갖는 의미, 그리고 죽음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열매 맺는다는 것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것을,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과 죽어가는 이를 돌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누어 살펴보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함께 묵상하게끔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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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시는 하나님 - 양장
헨리 나우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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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uwen 신부님의 이 책 원 제목은, "Turn my mourning into dancing"이다. 곧, 죽음으로 끝나는 인생에 대한 절망과 비통함을, 삶에 대한 희망과 기쁨으로 되돌릴 수 있는가에 대한 묵상의 글이다. 

 가장 먼저 마주치는 말이, 삶에 있어서 '무슨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살아나가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그리고 나무를 가지 치는 것은 더 많고 충실한 열매를 얻기 위한 길임을 예로 들면서, 기쁘게 살기 위해선 마음의 훈련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어떤 마음의 훈련인가?   

 먼저, 인생에 있어서 환상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 내가 삶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환상, 그리고 마음 속 감정에만 충실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환상을... 하지만 사람이란 무릇 커다란 고통을 겪기 전에는 이런 환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므로, 고통이 갖는 의미가 비로소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 사람들이 나타내는 태도에는 여러 모습이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힘과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우리의 많은 시도는 인간이 지닌 한계 때문에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곧, 우리를 처음부터 사랑하시고,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 분을 느끼며 함께 사는 것 만이 그 길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겪어 온 시간을, 우연하고 의미 없는 사건들의 조각들로서 보는 chronos로서의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이어져 온 의미 깊은 kairos로서의 시간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지나온 삶의 역정에서 고비 고비마다 나와 함께 하셨던 그 분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프게 나를 지켜 보셨을 그 분을 발견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시간과 삶에서 감사를 저절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그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또 발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세상으로부터 벗어난 고요한 마음과 침묵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고요한 마음 속에서 그 분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비로소 들을 수 있고, 침묵 속에서 그 분이 내 안에 살고 머무르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축복받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는 데서, 우리는 비로소 두려움과 죽음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곧, 고통에서 시작되어 하느님을 발견하는데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될 때, 또 똑같이 그 분께 사랑받는 존재인 다른 사람을 보게되고, 우리는 용서를 배우게 된다. 하느님께 이어지지 않는 인간의 고통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짧고 또 우리는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인생은 더욱 귀하고 값진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보다 강한 하느님의 사랑을 현재의 생활에서 벗 삼고, 그 분이 보여주신 용서를 행할  때 삶의 환희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에 나와있는 Nouwen 신부님의 묵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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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탈을 쓰다 - 웃는 얼굴로 칼 꽂는 사람 대처법
조지 K. 사이먼 2세 지음, 조은경 옮김 / 모멘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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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접하게 되는 처세에 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성격장애(character disorder)와 신경증(neurosis)에 대한 구분을 분명히 하게 되었다.  도중에 스캇 펙 교수의 "가지 않은 길"도 다시 꺼내 보고 하면서...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르는 몇몇 사람의 모습이 있었다. 그들이 보다 분명한 모습으로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은밀한 공격 성향'의 사람들로 내가 자연스레 분류하게 되는...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것은, 내 안에도 어떤 형태의 '공격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는 것이다. 잠시 우울한 기분이 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계속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살아갈수록, 때와 장소와 상황에 맞는 능숙하고 천연스런 태도로 대인 관계를 맺어 나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더 느끼게 된다. 그 이유가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모자라는 데서 오는 것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느꼈다. 남도 잘 모르고 나 자신도 잘 모른 채, 직관도 무시하고 머리로만 살아가면서 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는 것을... 

 속지 않고 또 속이지 않으면서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선, 항상 식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격 - 곧, 사랑할 수 있는 능력 - 을 기른다는 것은, 자신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온전한 자각과 자기 수양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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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 소명/시험/자기를 비움
헨리 나우웬 지음 / IVP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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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가지 유혹에 대한 나우웬 신부님의 해석이 나온다.

  • 어디서든 competency가 가장 먼저 요구되는 세상에서, 그 분 말씀을 기리고 그것에 따라 사는 어려움.
  • 세상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또 주목받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나,  그 분의 깊은 사랑 속에서 지금 내가 살고 있음을 깨닫는 데까지 가는 어려움.
  • 더 많은 힘을 가져야만 약함과 한계를 벗어날 것 같은 마음에서 벗어나, 헐벗고 연약한 본래 모습 그대로인 채 다가오라는 그 분 부르심에 응답하는 어려움.  

 이런 것이다.

 삶에 있어서 내게 주어진 소명, 가로막는 강한 유혹들, 그것을 헤쳐나가기 위한 규율 - 이 세 가지가 이 책의 내용이다.

 그리스도의 삶과 생애 속에서 나의 일상을 비추어 볼 때 비로소, 내게 허락된 시간들이 그저 그런 우연과 예기치 않은 사건들의 집합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길을 가기 위한 오늘이 있도록 마련된, 가치있고 의미있는 응답의 시간임을 깨달을 수 있다는 얘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 분은 사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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