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시는 하나님 - 양장
헨리 나우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Nouwen 신부님의 이 책 원 제목은, "Turn my mourning into dancing"이다. 곧, 죽음으로 끝나는 인생에 대한 절망과 비통함을, 삶에 대한 희망과 기쁨으로 되돌릴 수 있는가에 대한 묵상의 글이다. 

 가장 먼저 마주치는 말이, 삶에 있어서 '무슨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살아나가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그리고 나무를 가지 치는 것은 더 많고 충실한 열매를 얻기 위한 길임을 예로 들면서, 기쁘게 살기 위해선 마음의 훈련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어떤 마음의 훈련인가?   

 먼저, 인생에 있어서 환상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 내가 삶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환상, 그리고 마음 속 감정에만 충실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환상을... 하지만 사람이란 무릇 커다란 고통을 겪기 전에는 이런 환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므로, 고통이 갖는 의미가 비로소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 사람들이 나타내는 태도에는 여러 모습이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힘과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우리의 많은 시도는 인간이 지닌 한계 때문에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곧, 우리를 처음부터 사랑하시고,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 분을 느끼며 함께 사는 것 만이 그 길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겪어 온 시간을, 우연하고 의미 없는 사건들의 조각들로서 보는 chronos로서의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이어져 온 의미 깊은 kairos로서의 시간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지나온 삶의 역정에서 고비 고비마다 나와 함께 하셨던 그 분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프게 나를 지켜 보셨을 그 분을 발견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시간과 삶에서 감사를 저절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그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또 발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세상으로부터 벗어난 고요한 마음과 침묵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고요한 마음 속에서 그 분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비로소 들을 수 있고, 침묵 속에서 그 분이 내 안에 살고 머무르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축복받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는 데서, 우리는 비로소 두려움과 죽음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곧, 고통에서 시작되어 하느님을 발견하는데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될 때, 또 똑같이 그 분께 사랑받는 존재인 다른 사람을 보게되고, 우리는 용서를 배우게 된다. 하느님께 이어지지 않는 인간의 고통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짧고 또 우리는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인생은 더욱 귀하고 값진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보다 강한 하느님의 사랑을 현재의 생활에서 벗 삼고, 그 분이 보여주신 용서를 행할  때 삶의 환희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에 나와있는 Nouwen 신부님의 묵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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