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리더들은 왜 철학을 공부하는가 - 선택의 고비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주는 철학적 사고법
리우스 지음, 이서연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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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들은 왜 철학을 공부하는가

열 다섯명의 철학자와 만나다





허베이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선생님 생활을 하며 동서양의 철학을 연구하는 저자 '리우스'의 책이다. 철학은 어렵고 따분하고 우리와 동떨어진 느낌이 많이 든다. 하지만 철학에는 인생 문제를 다루는 과학이 담겨 있고, 우리 삶의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학문이다.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을 조금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유명 대학교 철학과 신입생 민경이는 '재미있는 철학' 강의를 수강한다. 첨단 인공지능을 활용해 15명의 철학가가 교수가 되어 철학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 토론을 진행한다. 철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 신입생의 시각에서 이뤄지는 대화이기에 많이 어렵지 않고 철학 입문서로 아주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나는 덩달아 다양한 철학의 세계의 핵심을 배우는 대학 신입생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 철학자들은 해답도 없는 문제에 매달리는 걸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차라리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일에 매달리면 좋잖아." (중략) "답이 보이지 않아도 계속 연구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어. 세상을 더 좋게 발전시키는 방법이나 세상이 변화시킬 수 있는 규칙이 바로 그 안에 담겨 있으니까."

물은 왜 칼로 잘라도 계속 흐를까? (p71)

철학에 대한 의구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처음 만나는 철학은 뜬구름 잡는 식의 말장난이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다. 허나 그 의구심이 바로 철학의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궁금하면 알고 싶어지고 관심이 생기며 책을 읽고 이해하고 탐구한다. 그 깊이 있는 철학의 세계의 재미를 느끼는 순간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든다.

"...걷던 중 아주 아름다운 꽃을 발견하고는 꺾었지. 하지만 계속 가는 과정에서 더욱 아름다운 꽃들이 보이더군. 하지만 나는 선택을 바꾸지도 않았고, 후회하지도 않았네. 왜인 줄 아는가? 내 눈에는 내 손에서 시든 꽃이 가장 아름다워 보였거든."

결혼은 왜 사랑의 무덤인걸까? (p119)

플라톤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철학은 매우 흥미로웠다. 꽃과 나무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수많은 꽃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데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조건이 정말 사랑과 일맥상통한다. 한 번 지나간 사랑은 다시 붙잡을 수 없다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결혼은 나무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데 지나고 보니 더 좋은 나무가 많았고 내가 선택한 나무는 평범한 나무였다는 거다. 걷던 중 발견한 아주 아름다운 꽃이 시들어가는 것이 결혼 생활인데 이 시든 꽃을 바라보며 후회하지 않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말이 감탄을 자아낸다. 내가 선택한 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나의 마음에 행복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관조적인 삶은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장 좋은 삶이라 할 수 있네. 그리고 관조적인 삶은 행복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자 방법이라 할 수 있지. 스스로 만족하고 여가를 즐기며 관조하는 삶을 사는 것이야 말로 인류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네. 관조적 삶은 외부 환경에 의지하지 않고 한걸음 떨어져 스스로 만족하고 여가와 사색을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p138)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관이 짤막하게 다뤄지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현재를 만족하며 사는 것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재에 만족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을 통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겨난다. 바로 '외부 환경에 의지하지 않고'라는 표현이다. 외부 환경이 의미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자세한 설명이 없는데 매우 궁금한 부분이다.

"나의 인생은 사랑에 대한 갈망과 지식의 탐구, 그리고 끊임없는 고난을 겪는 인류에 대한 동정심이었네. 순결하면서도 열정적인 세 가지가 내 인생을 지배해 왔지. 그리고 이 세 가지 열정은 폭풍처럼 거세게 나를 깊은 고통의 바다, 절망의 가장자리로 이리저리 몰아붙였네."

내가 살아가는 이유 (p289)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매우 유명한 역설의 명제다. 이 말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분석 철학의 창시자 러셀에 의해 시작된 인류가 풀지 못하는 과제다. 러셀이 무엇을 위해 살아갔는가에 대한 물음에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의 탐구, 인류에 대한 동정심이라고 대답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를 최근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삶에 내 스스로가 무료해지고 인생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런 나의 물음에 러셀이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 준 느낌이다. 러셀에 대해 조금 더 알아 보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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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명의 철학자들이 철학 강의장에 나타났다. 노자, 공자, 헤라클레이토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장자,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루소, 쇼펜하우어, 니체, 존 듀이, 러셀, 사르트르까지 철학자들의 핵심을 책에 담았다. 너무 어렵지 않은 정도의 깊이로 접근하고 있어서 부담이 덜했고 관심 있는 철학자의 책을 구매해 읽고 싶어졌다. 내가 그나마 잘 알고 있던 몇몇 철학자도 있지만 지금까지 잘 모르고 있던 철학자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길을 제시해 줄 스승을 이제 찾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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