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 청년세대의 정치무관심, 그리고 기성세대의 정치과잉
안성민 지음 / 디벨롭어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대한민국 청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






기존과는 다르게 책을 모두 읽은 후 저자 정보를 읽었다. 현재 정치계의 큰 영향력 있는 깨어있는 분이 책을 썼으리라 생각했다. 그만큼 청년 정치의 문제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으며 매우 날카롭다. 명확한 분석과 식견이 저자의 깊은 내공을 가늠하게 했다. 그런데 저자 정보를 읽고 살짝 의아했다. 경영학 박사출신의 12년차 직장인이자 84년생의 저자 안성민이다. 박사 학위를 가졌다는 것만 다르며, 나와 나이도 비슷한 한 가정의 아빠로 살아가는 저자가 이런 책을 냈다니 사뭇 대단하게 느껴진다.



청년들이 몸소 체험하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찌르고 있기에 묘한 공감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저자의 논리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다. 나만 느끼는 사회 문제가 아닌 청년들 대부분이 느끼는 사회적 현상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한다. 세대 간의 차이가 대립과 불통이 될 수도 있지만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표현 또한 마음에 들었다. 한 방향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각에서의 접근에 칭찬하고 싶다.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온몸으로 겪으며 성인이 된 청년들은 높은 교육 수준과 다양한 스펙을 자랑하지만, 삶의 질은 예전보다 떨어졌고,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는 여건에 놓였다.

안쓰러운 'IMF 키즈' (p45)

IMF 세대를 겪은 세대의 자녀들 'IMF 키즈'라는 단어는 현 2030을 대표한다. 경제적 불안감, 치열한 교육열의 희생양, 입시 전쟁터의 경쟁, 미국발 금융 위기까지 순탄치 않은 역사의 한복판에서 경쟁이 일상이 된 삶을 살아간다. 성실하면 된다는 어른들의 말을 믿고 열심히 살았건만 엄청난 좌절감과 만나는 세대다.



서평의 부제로 '대한민국 청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 적었지만 청년뿐 아니라 기성세대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자발적 아웃사이더 기질로 살아 남아 취업 시장에서 성공한 이들과 기존의 집단주의 세대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인 세대. 세대의 간극은 시작부터 이미 크다. 나는 끼인 세대인가 개인주의 세대인가. 이것조차 혼란스럽다. 세대마다 추구하는 바와 살아온 세상이 다르다. 온전한 이해는 어렵더라도 청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최소한 이런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1인 가구가 증가하며, 비혼을 선언한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펴내는 정책들은 별다른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문제의 실상 파악에 초점을 맞춰 근본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하건만 모든 정책들은 제자리 걸음이다.

청년들을 둘러싼 여러 사회문제가 계속 수면 위로 올라오고 국가 경쟁력을 좀먹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은 없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가 55.5세였으니 임기를 마칠 때는 59.5세가 된다. 환갑을 넘겼거나 눈앞에 둔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국회가 운영된다는 이야기다. 환장할 노릇이다.

청년 정치, 언제까지 탁상논의만 할 건가? (p135)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절실하다. 노령화된 정치에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 구호를 외치던 '안철수' 방식이 지속되지 못하여 아쉬울 따름이다. 기존의 정치 방식이 변화가 필요하다. 기성 세대들이 모여 있는 정치가 어찌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을까. 청년들을 제대로 이해나 하고 있을까. 그들이 살았던 세상과 청년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이렇게 다른데 이해는 커녕 질책과 나무람으로 청년들을 대하는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여론을 주도하는 세대를 40대라고 보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40대는 청년층과 기성세대 사이에 낀 중간자라 어떠한 결정을 내리건 간에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세대이다. 그렇기에 그을은 윗세대를 지지하자니 자신의 자식 세대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고, 그렇다고 후배 세대를 지지하자니 몇 년 뒤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까봐 두려워 한다.

정치 혐오에 기름 붓는 '세대 갈등' (p176)

정치를 외면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어느 세대들 보다 40대의 입장은 참 어렵다. 기성 세대인 5,60대와 청년 세대인 2,30대의 차이는크나 큰 거리감이 존재한다. 어떻게 그 간극을 줄일 수 있을까. 정치적으로 어떠한 정책을 추친할 때 반드시 어느 한 쪽이 피해를 본다. 그렇기에 참 어렵다. 어느 세대에도 끼지 못하는 40대의 입장은 참 난감하다. 정치를 혐오하기 까지 하는 청년들에게 정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2015년 조사에서는 '부와 가난의 대물림'에 대해 거의 모든 계층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으나 특히 30대는 94.2%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해 모든 연령 중 부정적 인식이 가장 강했다.

'계층이동 사다리'는 사라지고 있다 (p210)

열심히 노력하면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 대한민국이다. '계층 사다리'가 눈 앞에서 사라졌다. 미래의 주역인 30대는 이 커다란 벽 앞에서 뒤집을 수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실감하고 있다. 부의 양극화가 이토록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과연 어디일까. 열심히 노력하면 될 것이라 믿었고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건물주 아들은 건물 하나 받아서 취업도 하지 않고 놀고 먹는 것을 보면 자괴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청년들이 정치를 하려면 열정이나 패기와 같은 애매한 단어가 아니라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을 내세워 기성 정치인들과 차별화해야 한다. (중략) 기성 정치인들에게 "해보셨어요?"라고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해야 승산이 있다.

'열정과 패기'만으로는 절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p248)

기성 정치인과 정면 충돌하는 청년 정치인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경력직만 대우 받는 정치판에서 청년 정치인의 현 세대 경험이란 칼이 필요하다. 직접 정치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윤창호법의 일화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음주 운전자 가중 처벌을 위해 윤창호의 친구들이 발벗고 나선 결과로 이례적으로 3개월만에 법이 통과되었다. 부당하고 잘못된 법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실질적 결과로 가져올 수 있다.



법안을 만들어 달라는 적극적 요청이 아니더라도 청년들은 최소한 투표를 해야 한다. 아주 최소한의 노력이 바로 투표다. 정치에 대한 혐오는 간극만 더 키울 뿐이다. 더 많은 관심이 긍정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의견 피력도 좋다. 비전통적 정치 참여가 점차적으로 확대되는 방향은 매우 긍정적이다. 기억하자. 촛불이 잘못된 대한민국을 뒤집은 것처럼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분명 우리에게는 존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