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이야기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고아 이야기


세계2차 대전은 독일의 유대인 학살로 유명하다. 파시즘(전체주의)의 히틀러가 유대인을 탄압함으로써 국민적 단합을 도모했다거나 순수 게르만족 혈통을 유지한다거나 하는 각종 이유를 들어 많은 유대인들이 희생되었다. 참혹한 전쟁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대인들의 모습은 문학 작품 혹은 영화로 만나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인생은 아름다워, 피아니스트가 인상 깊었고 가슴을 울렸다. 책으로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며 쓴 안네의 일기가 매우 유명하다. 고아 이야기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여성의 이야기다.

처음에 등장하는 요양원의 할머니는 과연 누구일지 궁금해하며 읽었다. 노아일지 아스트리드일지. 무슨 이유로 아픈 엉덩이를 이끌고요양원을 뛰어나와 가고자 하는지.
한 때 나의 신발끈을 고쳐 매 주던 자상한 아빠가, 나를 어깨에 들쳐 업고 다니던 아빠가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당장 밖으로 나가라는 신호를 보내듯 현관문을 벌컥 여는 것이었다. (p58)

독일 순수 아리아인인 노아는 하룻밤 독일 병사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꽃다운 나이 열일곱이었다. 순수 혈통이기에 아이를 낳자마자 아이를 빼앗긴다. 그러다 유대인 갓난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빼앗긴 아이가 떠올라 한 아이를 안고 도망친다. 그러다 독일 서커스단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

아스트리드는 서른아홉으로 유대인 서커스 집안에서 자라왔다. 집을 나와 독일 장교와 결혼한다. 남편과 5년의 결혼 생활을 했건만 유대인에 대한 탄압으로 유대인 아내를 둔 장교들에게 이혼하라는 지시기 내려온다. 당시 시대의 흐름에 거부할 수 없는 남편은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서커스단에서 주연 곡예사로 일하게 된다.

"너도 알다시피 무엇보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가자 중요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연을 계속해야 하니까. 그래서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어." 나는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나치 친위대가 네 모습을 본 이상..." 노이호프 씨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공연에서 너를 뺄 수밖에 없어." (p242)

출신, 나이, 성격, 배경 모두가 다른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상처가 있다는 것이다. 유대인인 아스트리드를 숨겨주기 위해 서커스단은 위험을 감수한다. 그리고 노아를 훈련시키기로 한다. 못 미덥지만 노아를 훈련 시킨다.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서였을까 라이벌과 같은 관계에서 특별한 우정의 관계로 거듭난다.

가능한 일일까 싶다. 나라면 서커스를 할 수 있을까. 어린 나이라고 하지만 서커스를 시작하기에는 이미 몸이 굳었을텐데... 그만큼 시대적 상황이 절박하기에 가능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거짓말이 일상이 되고 숨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 가슴 아프다.

세계 2차 대전의 시대적 상황과 서커스라는 소재를 접목시킨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가슴 뭉클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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