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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통신
손석춘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나에겐 대통령 선거에 대한 추억과 그리고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이 얼굴도 깔끔하게 생기고 분위기도 좋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당선되면 좋겠다”라는 멋모르던 어릴 때의 추억과 그리고 2002대선에서 “노무현이 당선이 안되고 이회장이 당선이 되면 이민 가 버리고 싶을 꺼야” 라는 생각이다.
생각해 보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당선이 김대중의 로비 때문이라고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에 제기하는 당과 그 당수가, 그리고 자기 아들은 군대에서 교묘히 빼돌려 병역 의무를 기피하게 해 놓구선, 모든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를 결코 소홀히 하지않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북한에 대한 힘의 논리를 적용하는 냉전사고를 가진 사람이 당선 된다면, 게다가 그 뒤에는 60%에 육박하는 영향률을 가지는 조선일보가(그 조차도 친일행각과 온갖 탈세, 언론인이 아니라 경제인 같은 모습을 보이는) 지원 사격을 한다면,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하는 오태양이나, 서해대전 때 합리적인 종결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하지만 손석춘은 말한다. 그게 희망이라구. 나의 어릴 적 그 소망(?)대로 노태우가 당선이 되었을 때 어느 지식인은 대한민국이 싫어서 이민을 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나이가 들고 그 이민사회에 정착하면 할수록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과 그리고 현재 일고 있는 노풍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손석춘은 그게 곧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왜 자신이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묻는다.
청년들에게 월드컵이 있었다. 월드컵 4강이라는 초유적인 일을 기록하고, 모두가 붉은 옷을 입고, 광화문이나 시청 앞에 나와 같은 지역에 관계 없이 같은 노래, 같은 옷을 입고 응원하는 통일(?)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노자는 인물과 사상에서 아직 한국사회에 남아 있는 전근대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고 또 그에 대해 응원하는 것(그것은 마치 각 축구 팀 서포터즈가 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거)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난 전혀 그의 말에 동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까? 두 여중생이 미군탱크에 의해 압사당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손석춘은 말한다. 소외된 자들의 모습과 그리고 그렇게 국민을 분열하려 해쓰던 조선일보가 의도적으로 월드컵을 찬양(?)하는 모습을. 그렇다. 그 피버노바를 만들기 위해 하루종일 앉아서 축구공을 만들던 인도의 어린 소녀와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여중생의 죽음을. 그는 계속해서 말하는 게 있다. 청년들의 맑은 눈빛과 그리고 그 열정을 강조한다. 마치 그 글을 읽고 그렇지 못한 청년들을 질책하는 것처럼.
대학 강연회를 많이 나가는 그는 학생 임원들의 눈빛을 볼 때 마다 그 순수함에 다시 한번 자신을 뒤돌아 본다고 한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은 학생 운동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솔직히 ‘운동권’(-이건 학생 운동하는 사람을 비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 한다.)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분열되어서 그 힘을 전혀 쓰지 못하고 또 우리 부모님이 물려주신 생각처럼 무조건 나쁜걸 로만 인식이 되어 있다. 한총련과 전학련으로 구성된 것들에서 그는 단호히 그것들의 통합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 상황에서 난 기독교 대학 연합을 생각한다. 일명 그 “운동권”에서 벗어나 다른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자는 뜻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도피인 것 같아 보인다. 그러는 상황에서 같은 나이의 같은 대학생들이 단지 한총련이라는 이유로 구속대상이 되어서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경찰의 눈을 피해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학생회의 존재가 무엇인가? 대학생, 학원 구성내의 회원들이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로 행동하고(사실 이말 자체에서 기실 “운동권”의 냄새가 난다) 그리고 사회악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저항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