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초대 - 그림 속 트릭과 미스터리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교양 입문서
이일수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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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매력적이다. 화가들이 초대를 하고 있단다. 그저 미술작품 앞에 독자가 툭 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짠하고 나타나서 각 작품들을 섬세하고 친절하게 감상하는 법을 설명해준다. 강의식, 안내식 말투로 서술되어 있다. 직접 미술관 작품앞에서 저자의 설명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같은 소재를 가지고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다르게 표현했는지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 다른 화가들도 초대를 받고 온 것이다. 누구의 초대? 저자의 초대이다. 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의 위해서 저자가 여러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초대한 것이다. 기막히지 않는가?

 

저자는 어쩜 이리도 기발하고 꼭 있었으면 했으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까? 의문은 앞표지를 넘기자 바로 풀렸다. ‘햇살같은 딸’ 둘에게 바치는 책이란다. 프로필 사진에서는 환한 미소를 띤 20대같아 보이는데 공주님이 둘이나 된단다. 그럼, 그렇지. 역시 엄마의 깊고 따스한 마음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표지에 ‘청소년을 위한 교양입문서’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본문 속 글자들도 큼직큼직하고 설명도 이해하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 이런 큰 글자는 어르신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것이다. 어르신들이 연세가 드시면 시력부터 약해지신다고 하는데, 청소년 뿐 아니라 그림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입문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0여년전 작품, 클림트의 <충만>이다.

평소 좋아하는 작가였는데 저자의 도움으로 클림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가 있었다. 유쾌하다.

 

본문 설명 속에서 독자들이 낯설게 느낄 것 같은 용어들은 이렇게 따로 설명상자를 마련했다. 정말 친절하다.

 

클림트가 그린 <다나에>를 다른 화가들이 그린 <다나에>와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이를 통해 클림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왼쪽이 클림트의 그림인데, 인물 뒤에 동양풍의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동시대 두 작가의 이토록 명백히 다른 스타일의 작품들을 한눈에 보니 신기하고 재미난다.

 

화려하게만 보였던 클림트도 작품을 그린 후 세간의 비난을 받은 경험도 있다고 한다. 교육부에서 의뢰를 받고 그린 대학 강당에 그린 그림이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멋있기만 하다. 프랑스에서도 대상을 받았다고 하니 내 관점도 나쁘지는 않은가 보다. 하지만 정작 의뢰하였던 측에서는 혹평을 했고, 결국 이제는 사진으로밖에 남지 않았다는데 참 아쉽다.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눈독을 들일 것 같다.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이렇게 쉽게 미술에 다가갈 수 있는 서적을 만나니 정말 행복하다. 아이들의 감성과 예술성, 창의성을 자극해주고 싶다면 이 도서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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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그림 문화재 백과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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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왜 이제서야 발견하게 되었는지 진작 깨닫지 못한 나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근대 유적지나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데, 이렇게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간략하게 핵심만 쏙쏙 뽑아서 쓴 책은 처음 만났다. 아동용이라고는 하지만 내용은 성인도 알지 못하는, 예전에 혹시 배웠더래도 까맣게 잊고 있는 내용들이 많다. 특히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 큰 읽을거리, 볼거리를 제공해줄 것 같아 더욱 기쁘다.

 

서울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게 한양의 성곽과 4대문에 대한 이런 간략한 그림과 설명이 정말 유익했다.

 

광화문이 경복궁의 정문이라는 것. 최근에 들었는데 이 책에 버젓이 적혀있었다! 키햣!

 

아는 언니와 덕수궁에서 데이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런 곳에 가기 전에 꼭 보고 가면 좋을 만한 책!

 

조선 왕릉이 그림 하나에? 아홋 정말 반가운 그림!!

 

창살의 이름이 계속 궁금했는데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다.

 

백제의 수도가 점점 남향한다. 그림 하나로 많은 말을 한다. 말이 필요 없다. 그래도 설명이 붙어 있다. 백제수도기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일본 큐슈 어느 지역에 갔을 때 '쿠다라 마쓰리'를 한다는 팜플렛을 본 적이 있다. '백제'를 뜻하는 '쿠다라'.

 

백제를 기리는 일본. 백제 관련 문화재도 따로 정리되어 있다.

 

내년부터 한국사 능력시험 자격증이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역사, 문화재와 친밀해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좋은 벗을 만난 것 마냥 들뜨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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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툴 마녀는 생각을 싫어해! - 논리적인 사고를 이끄는 논술 동화 툴툴 마녀 스토리텔링 동화
김정신 지음, 마정원 그림 / 진선아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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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만들어진 걸 알면서도 읽고 있자니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이 책. <툴툴마녀는 생각을 싫어해>. 그런데 제목과 달리 툴툴마녀는 무진장 생각을 많이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말을 떠올릴 수 있는 것 같다. ‘경험이 중요하다’. 인간세계로 내려온 툴툴마녀는 생각지도 않은 여러 상황에 직면하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의 생각을 고쳐나가게 된다. 내 얘기를 하는 것 같고 또 내 주위의 친구들이 나오는 것 같아 친근한 이 책의 아이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빠져들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일정 연령까지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게 발달과정상 당연한 것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 연령이 지나서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곤혹스러운 아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상황이 제시되어 있어서 생활 전반의 습관이나 생각을 되돌아 볼 수가 있다.

 

사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동화책으로 착한 마음, 바른 행동,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라고 가르치지만, 정작 나만 봐도 그렇게 사는 것 같지는 않다.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생각하게 하는 동화이다.

 

목차에서 나오는 것처럼 24개의 작은 장으로 나뉜 내용은 지루한 줄 모르고 금새 지나간다. 한 장 한 장 마다 각각 다른 교훈이 들어가 있다. 내용도 알차지만 그림이 정말 재미나고 세련되었다. 책 속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도 압권이고 색감, 디자인도 따라 그려보고 싶을 정도이다. 아이들의 생각훈련은 물로 더불어 상상력과 미적 감각을 향상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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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왜공정 -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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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6 조선왕조의궤 등 문화재 1200점이 한국으로 왔다. 처음 이 소식을 접하였을 때는 '가져갔으면 진작 줘야지 왜 아직까지 안줬던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일본 뉴스에서 밝히기를 일본 정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한국문화재가 6만1,409점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1200점이 한국에 왔다고 해봤자, 6만여점은 아직 여전히 일본에 있는 것이다. 문화재에 문외한인 나는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숫자의 문화재가 일본에 가있는 것인지 어리둥절하고 믿기지가 않았다. 그런 역사적 배경이 이 책을 읽다보니, 하나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약탈품은 일본 내는 물론, 동아시아나 서양 상인들과의 교역에서도 중요한 교역품으로 사용되곤 했다. 일본과 포르투갈의 만남과 조총 입수는 이런 배경에서 이루어진다.p212

 

1995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 서울에서는 좀처러 보기 힘든 귀한 문화재가 내한되어 전시되었다. 고려 불화인 수월관음도가 그것이다. 이 그림은 어떻게 약탈된 지 638(652)년 만에 한국에 다시 건너와 전시될 수 있었을까?p213

 

대마도 곳곳에는 고려 문화재들이 수없이 널려 있다.p213

 

호오사문고의 조선본은 1천391권이나 되는데 이 중에는 단 하나뿐인 <고려사절요>초간본, <악학궤범>, 가장 오래된 고활자본인 <삼국유사> 등이 있다. 지금 <고려사절요>35권은 일본에서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p214

 

 저자는 '왜구'의 역사를 조사하기 위해 근 7년간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임란 이후 강화 협상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일삼는 자들이 현재 일본 내 '왜구'연구 전문가(p206)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저자의 이같은 치밀하고 분석적인 연구 결과물은 크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일제시대 조부와 부친이 강제 징용에 끌려갔다 온 가족사가 있다고 한다. 그런 아픔이 있기에 이러한 집념으로 방대한 문헌을 찾아 하나로 정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소설인가 했는데 읽고 보니, 역사교과서, 논문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신뢰성 있는 문헌에서 왜구의 침략사를 뽑아 내어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중간중간에 지도나 표가 있어서 이해를 돕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반도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 왜구의 침략이 끊임없이 지속적이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무자비한 살육만행을 즐겼'(p239)다는 것이다. 역사 사료에서 가져온 기록들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무자비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서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왜구들은 여자를 포로로 하면 간음하고 희롱한 뒤에 풀어주었으나, 남자의 경우는 어린아이는 모두 살해하였으며, 건장한 자는 머리를 깎아 왜노로 변장시키고 칼이나 창으로 무장시켜 전투가 벌어지면 맨 앞줄에 서게 하였다.p240

 

양민을 마구 죽여 해골이 산을 이루고, 피가 흘러 강을 이룬다. 어린 아이를 기둥에 묶어 놓고 불을 질러 그 소리를 듣고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다. 임산부를 잡으면 남녀아이의 임신 여부를 놓고 술내기를 하여 배를 갈라 본 뒤에 술을 마셨다.p240

외면하고 싶지만, 역사 사료에 이러한 기록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 즉 이런 일이 실제 한반도내에서 자행되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팠다.

 

'일본의 한반도 재침론'이라는 표현은 터무니 없거나 생뚱맞게 들리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명치정부시기 일본이 '정한론'을 내세웠을 때, 그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인용부분이 있다.

 

한국은 동북아의 야만국이다.

한국은 질책하여 조공을 받아들여 옛날 일본의 성세와 같이 해야 한다.

한국은 황국을 멸시한 불구대천의 원수다.

한국은 응신천황의 삼한정벌 이후로 일본의 속국이니 유신중흥이 세력을 이용하여 이를 정벌하고 일본판도로 회복시켜야 한다. p74

놀라운 것은 인터넷에서 어느 일본인이 한국에 대해 쓴 글을 몇년전 본 적이 있는 데 그것도 이 내용과 같은 맥락이었다. 과거 100년전 일본인의 사고방식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인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저자는 왜구 근절을 위한 역사적 해법들을 제시하기도 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흔히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만나면 뜬금없이 '독도는 한국 땅'이라며 목에 핏발을 세우고 말을 내뱉어서, 일본인을 당황스럽게 했다가, 나중에 일본인이 치밀하게 자료를 조사해와서 일본 땅이라고 하는 주장에 밀리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자와 같이 체계적이고 치밀한 연구와 논리를 갖추는 것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87년 고려 장군 정지가 '대마도 정벌론'을 제기하며 한 말 역시, 귀담아 들을 말이었다.

 

"왜인의 온 나라가 다 도적은 아니다. 다만 그 나라의 일부 반민이 ... 빈번히 침구해 오는 것(이다)"면서 대다수 일본인들과 왜구를 분리해서 보고 있다. p383

 

일본 내 극우주의자들을 견제하는 '범아시아 평화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일본 극우주의를 고립,제어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p383

'독도문제','동해문제','임진왜란의 명칭문제' 등 여러 사안을 앞에 두고 정말 신중한 판단을 해야할 시기인 만큼, 과거 역사를 잘 알고 지혜를 짜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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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대통령
미셀 팽송 & 모니크 팽송-샤를로 지음, 장행훈 옮김 / 프리뷰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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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시골 분교인 학교에서 열린 여름 수련회에 3박 4일간 간 적이 있다. 그 학교에는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소위 푸세식 화장실이라고 하는 것을 보았다. 그 근처만 가도 암모니아 냄새를 비롯한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수련회 마지막 날 버스를 타고 돌아올 때 생각해보니, 신기하게도 수련회 기간 동안 한 번도 화장실을 가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서 그 때의 그 악취가 떠올랐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과 부자들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역겹고 구역질이 나고 머리가 아파왔다. 솔직히 말해서 읽는 도중 책을 던지고 싶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런 쪽으로는 문외한이었기에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혀 남의 얘기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 국립사회과학연구원의 원로 부부 사회학자가 연구한 부자들의 대통령에 대한 평가 분석이다. 저자들은 학자의 양심에서 책을 통해 다시는 ‘부자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기업 전문 변호사 출신이다. 법률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을 이용해서, 치밀하게 법의 경계망을 요리조리 피하는 모습이 참 가관이다. 목차나 책 소개에서 <부자들의 대통령 십계명>만 보아도 이 책의 요지는 알 수 있다. (다 읽고 보았는데도 충격이 컸다.)

 

 

프랑스에 대해서 잘 모르기에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내용 중간중간에 주제가 바뀌는 단락마다 소제목이 붙어있어서 저자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는 뚜렷이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마지막에 있는 ‘결론’이 없었다면 엄청 아쉬웠을 것 같다. 결론에서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몇 번이고 곱씹어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소외자, 주변인

 

 

가난한 노동자들에게는 신 빈곤층, 혹은 금융자본주의의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소외자, 주변인이란 이름이 붙여졌다.p214

 

 

금리생활자가 있다는 것은 노동이 모든 사람의 의무가 아니고, 노동권이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못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p214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힘은 시장법칙을 자명한 것, 불가피한 것, 자연스러운 것으로 내세우는 데 있다. 신자유주의는 오늘날 세계적인 차원에서 자리를 잡고 선진국과 신생 공업국들의 노동자들을 경쟁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타고 난 자연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이 시장은 인간의 비인간적 대우를 수반하고, 정글에 더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p215

 

맞는 내용인 걸 알면서도 뭔가 불편해진다. 이러한 자각 없이 하루하루 생활하는데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노동자의 자살

 

 

임금노동자들은 정신적 혼란이 너무 심해 자살하는 사람까지 있다. 노동 현장에서 자살하는 것은 경제체제가 그의 절망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고발하는 것이다. 몇 사람을 위해 엄청난 이익을 내면서 가장 약한 자들을 짓밟는 체제를 고발하는 것이다.p216

 

 

최근 노동현장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자살은 초현대적 시대의 폭력적인 징후 가운데 하나이다. 사르코지의 프랑스는 이러한 불안한 무기력 상태에 처해 있다.p216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초현대적 시대의 폭력적인 징후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두권력의 정체를 추적하라

 

 

우리는 사회변화, 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고,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며, 지식과 문화에 더 폭넓게 접근하는 쪽으로의 변화를 모색한다. 이러한 모색은 대다수의 프랑스인을 통제하고 예속시키는 인적 네트워크에 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p218

 

 

시민 개개인은 자신의 거주지와 작업장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로부터 시작해 과두권력의 다양한 구성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거에 당선된 자들의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 알고, 그들이 공공사업을 수주한 기업인이나 부동산 개발업자, 제조업자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배후를 알아내야 한다. 언론에 등장하는 이들 중요 인사들 간의 상호관계를 도표로 그려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들이 구성하는 집단 권력은 이들의 인간관계와 상호관계를 연결시켜 보아야만 그 실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pp.218-219

 

 

경계심과 호기심을 갖는 태도, 그리고 이런 문서들을 검토하는 행위자체가 이미 투쟁에 속한다.p221

 

 

지배자들에 대해서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자기들이 겪고 있는 지배체제와 본의 아니게 공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기업에 관한 이들 문서, 금융계와 경제를 다룬 서적들은 때때로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표현으로 차있는 것이 사실이다.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겁을 먹도록 만드는 전문용어들이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사람들이 쉽게 대답을 발견하도록 해 주는 엄청난 자료가 담겨있다.p221

 

지배자들, 정치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았던 내 행동이 현 지배체제와 본의 아니게 공모하는 것이라니, 소름이 돋는다.

 

 

제일 젊고 생활조건이 열악한 유권자들은 정치게임에서 배제된 첫 번째 소외자들이다. 이들은 18~25세의 젊은이들로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75%가 투표하지 않았다.p229

 

 

투표를 가볍게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부자들의 대통령’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 위한 방법들이 제안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제시된 방법이 최선인지는 시간을 들여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현 체제에 좌절하고 절망하고 비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움직이고, 변화시켜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도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건설적인 대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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