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바라볼 때 문득 이렇게 완벽한 예술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시리즈' 중에 이번 도서는 ‘자연’을 다루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 신비로움, 예술성도 담고 있고, 자연과 공존하지만 삐걱거리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디자인’으로 이러한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 교육자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저자는 뉴멕시코 대학과 산타페 예술 디자인 대학에서 디자인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이론서이기도 하면서 대학 강의 교재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각 장은 ‘핵심개념’과 ‘학습목적’이 서두에 제시되어 있어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집중해서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많은 사진과 실제 예, 예리하면서도 사려 깊은 설명 등이 돋보였다.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자연과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이기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생각에 공감되는 부분이 곳곳에 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사회상을 반영하는, 직간접적인 모든 징후와 소통하는 것이다. p98
그저 자연을 보고 배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연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조용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움직임, 활동을 촉구한다. 디자인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헝가리 해안가에서 자연의 패턴과 디자인을 결합한 예시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낮에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밤에는 사람들도 없고 어두워서 위험한 상황에 해안까지 전기를 끌어올 수 없는 개발도상국의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해안가에 늘 바람이 불고 그 지역에 대나무가 많은 것을 활용해서 풍력 터빈 조명을 만들어낸 것이다. 조립도 쉽고 공해도 일으키지 않으며 생김새도 무척 예술적인 조명등.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산업디자인의 예시였다.
우리의 자연에 이토록 아름답고 정교한 면이 있었던가 순간순간 놀라기도 하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294쪽으로 꽤 두툼하다. 자연이 만든 디자인, 그 비밀을 한숨에 다 소화하기는 힘들지만, 시간을 들여 틈날 때마다 들춰보고 싶은 책이다.